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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개그맨 이경규가 최우수상에 그쳤다. 하지만 그의 수상은 후배 예능인들에게 대상 못지않은 뜻깊은 수상으로 남았다.
이경규는 30일 오후 서울 상암 SBS 프리즘타워에서 진행된 2013 S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대상의 영예는 후배인 개그맨 김병만에게 돌아갔다.
이날 이경규는 방송 초반부터 공공연히 대상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실제 그의 수상 가능성은 유재석, 김병만 등 다른 대상 후보들과 함께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이경규는 SBS에서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를 비롯해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이하 '붕어빵')까지 책임지고 있었다. '힐링캠프'에서는 가끔 버럭하기도 하지만 따뜻한 조언을 건네는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한 모습으로 활약했으며 '붕어빵'에서는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유려한 진행 솜씨를 보여줬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경규는 대상 후보들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현역에 머무르는 개그맨이면서도 항상 감을 잃지 않고 꾸준히 활동하는 개그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단순히 그가 SBS에서 두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넘어서 이토록 오랜 시간 정상에서 활동하는 개그맨이라는 점에서도 그는 충분히 대상 후보로 거론된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이경규는 비록 최우수상에 그쳤지만 그의 수상 소감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쟁쟁한 후배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상까지 받아서 기쁘다"며 "좋은 글귀를 하나 읽었다. 열대우림에 있는 나무는 나이테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있는 나무는 나이테가 있다. 혹독한 겨울을 견뎌냈기 때문에. 난 데뷔한지 33년이 됐다. 내년에 나이테가 또 하나 더 생기는데 그 나이테는 한 살의 나이테라고 생각하고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서 영원한 대상 후보로 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함께 시상식에 참석한 후배 예능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말들이었다. 다른 직장보다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는 연예계 안에서 이경규는 '노장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 증인으로 후배 예능인들에게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선배로 남았기 때문이다.
비록 올해는 최우수상에 그쳤지만 이경규의 최우수상 수상이 다른 어떤 상보다 값지게 느껴졌던 건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그가 현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또 다시 연예대상에 욕심을 내고, 결국에는 대상을 거머쥘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개그맨 이경규.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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