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상 꽂아준 거 알지?"…울고 웃겼던 SBS 연예대상 '말말말'

[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올해 SBS 연예대상은 화려했던 수상자들만큼이나 재치있는 말들이 빛난 순간이었다. 유머러스한 시상자들부터 감동적인 수상자들의 소감까지 풍성한 시상식이었다.

30일 오후 8시 55분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는 방송인 신동엽, 배우 김원희, 가수 크리스탈의 진행으로 2013 SBS 연예대상이 열렸다. 이날 대상의 영광은 개그맨 김병만에게 돌아갔다.

▲ 대상? 느낌 아니까

유재석은 "대상을 받을 것 같냐"는 가수 이효리의 질문에 "느낌 아니까"라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뿜 엔터테인먼트'의 유행어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러자 다른 SBS 개그우먼들은 "여긴 SBS다. KBS가서 해라"고 화를 냈고 유재석은 미안함에 멋쩍은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 대상은 거의 확정적이라고 보면 된다

이경규는 시상자로 나서 대상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대상을 기대하고 있냐"는 배우 예지원의 질문에 "내가 두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그리고 몸이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이만큼 했으니까 하나 주실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대상은 개그맨 김병만에게 돌아갔다.

▲ 돈 빌려가고 연락이 안 되는 친구가 있다

개그맨 이강복은 SBS '웃찾사'의 '정 때문에'라는 코너를 통해 최우수 코너상을 수상하며 소감으로 돈을 빌려간 후 연락이 끊긴 친구를 언급했다. 그는 "내가 여기에 돈을 받으러 온 건 아니다. 그 친구는 돈이 있어서 안 주는 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못 주는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친구를 여전히 사랑한다"고 밝혀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효리는 SBS 연예대상 축하무대에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유재석과 함께 SBS '패밀리가 떴다'로 공동 연예대상을 받은 것을 언급했다. 그는 "오빠, 그때 나 단독 대상이었는데 오빠 꽂아준 거 알지?"라며 거만한 포즈를 취해 폭소를 자아냈다.

▲ 저 기집애, 아직도 착한 척 하네

이효리는 SBS 연예대상에 게스트로 깜짝 등장해 개그우먼 홍현희와 함께 '나쁜 기집애'로 변신했다. 그는 객석에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팀과 함께 앉아있는 성유리를 향해 "저 기집애 아직도 착한 척 하고 있네. 너 원래 그런 스타일 아니잖아. 나랑 얘기할 때처럼 해"라고 독설을 날렸다.

▲ 인생의 절반을 '붕어빵'과 함께 살았다

개그맨 이정용의 아들 이믿음 군은 '붕어빵'이 베스트 팀워크 상을 수상하자 깜찍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6살에 '붕어빵'을 처음 시작했는데 벌써 9살이 됐다. 인생의 절반을 붕어빵과 같이 살았다"며 아이답지 않은 성숙한 소감을 전해 귀여움을 자아냈다.

▲ 내게는 대상 이상의 의미를 가진 상이다

정선희는 SBS 파워FM '정선희의 오늘 같은 밤'을 통해 DJ 상을 수상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울 타이밍이 아닌데 상상할 수 없던 순간이다.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게 될 거라는 걸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지난 몇년이었다"며 "많은 분들에게 이 상이 의미가 있지만 내게는 대상 이상의 의미를 가진 상이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 가까운 곳에서 힘이 돼주는 캡틴에게 고맙다

축구선수 박지성의 연인인 김민지 SBS 아나운서도 이날 아나운서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연인인 박지성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크리스마스에 프로포즈를 받았다"고 깜짝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 시끄러운 일들로 송구스럽게 해 드려 죄송하다

가수 장윤정은 SBS '도전 천곡'으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그는 "이유를 불문하고 내 이름이 오르는 시끄러운 일들로 송구스럽게 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며 친모와 진행중인 분쟁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송중기, 사진 보니까 많이 못생겨졌더라

방송인 이광수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통해 우정상을 수상하면서 소감으로 절친인 배우 송중기를 언급했다. 그는 "군대에서 고생하고 있는 중기야, 사진으로 보니까 많이 못생겨졌더라"고 말해 객석에 웃음을 자아냈다.

▲ 김병만 3년간 대상 불발, 이젠 내가 지쳤다

개그맨 김병만과 동고동락한 개그맨 류담은 김병만의 연예대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김병만이 대상을 받을 것 같냐"는 질문에 "김병만 씨가 3년간 못 받았다. 이젠 내가 다 지쳤다"며 "어제도 같이 수상 소감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그맨 유재석은 SBS 연예대상에서 자신있는 뒤태를 공개했다. 그는 엉덩이를 자신있어 한다는 이광수의 폭로에 당황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구부리는 자신있는 인사를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 열대우림 나무에는 나이테가 없다

개그맨 이경규는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명언을 남겼다. 그는 비록 대상은 불발됐지만 "열대우림에 있는 나무는 나이테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있는 나무는 나이테가 있다. 혹독한 겨울을 견뎌냈기 때문에"라며 "나는 데뷔한지 33년이 됐다. 내년에 나이테가 또 하나 더 생기는데 그 나이테는 한 살의 나이테라고 생각하고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서 영원한 대상 후보로 남겠다. 여러분의 병풍이 되겠다"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전해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 하늘에서 뛰어내리고 물 속으로 들어가고

올해 SBS 연예대상은 3년을 기다린 개그맨 김병만에게 돌아갔다. 그는 수상 소감을 전하며 "SBS에게 참 감사드리는 게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정글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나의 방법은 하늘에서 뛰어내리고 물 속으로 들어가는 거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며 가슴 찡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개그맨 김병만-'런닝맨' 팀-개그맨 유재석(위부터).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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