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다나카의 초대형 계약 뒤에는 기존 일본인 투수들의 맹활약이 있었다.
폭스스포츠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다나카 마사히로가 뉴욕 양키스와 7년간 1억 5500만 달러(약 1653억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또한 4년 뒤 다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에 이어 투수로는 5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추신수가 지난해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한 7년간 1억 3000만달러(약 1387억원)도 훌쩍 뛰어 넘었다. 여기에 'A급 선수'만 누릴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까지 있다.
다나카가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피력했을 때부터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그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는 100% 다나카 때문만은 아니다. 다나카가 제 아무리 지난해 일본 리그에서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했다 하더라도 예전 같았으면 단순히 '일본 리그 성적'으로만 치부됐을 것이다.
이러한 시각은 다나카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투수들이 바꿔놨다.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를 비롯해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그들이다.
구로다는 1997년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입단하며 일본 프로야구에 발을 들였다. 12시즌동안 히로시마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돌아온 것은 103승 89패였다. 구로다는 33살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결과적으로 구로다는 다저스의 기대보다 더욱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승운이 다소 따르지 않는 가운데에도 꾸준히 활약했다.
이후 2012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로 팀을 옮겼고 그곳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2012년 16승(11패)에 이어 지난해에도 11승(13패)을 거뒀다. 덕분에 구로다는 올시즌을 앞두고 39살의 나이에 1600만 달러(약 170억원)라는 거액의 연봉에 양키스와 계약했다.
다르빗슈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다르빗슈는 2012시즌을 앞두고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텍사스는 다르빗슈를 영입하기 위해 포스팅 비용 5170만 달러와 연봉 6년간 6000만 달러 등 1억 달러(약 1067억원)가 넘는 거액을 투자했다.
당시만 해도 이는 도박이라는 시각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다르빗슈는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첫 시즌 초반 고전하기도 했지만 이후 제 실력을 선보였다. 첫 시즌 16승 9패 평균자책점 3.90에 이어 지난해에도 13승 9패 평균자책점 2.83으로 맹활약했다. 또한 277탈삼진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르며 '닥터 K' 면모를 보였다.
이와쿠마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프로야구 시절 다르빗슈와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던 이와쿠마는 다르빗슈와 달리 초라한 조건 속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다. 1년간 150만 달러(약 16억원)가 전부였다. 나이(1981년생)도 다르빗슈보다 5살 많을 뿐더러 2011시즌 부상으로 인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쿠마는 안 좋은 여건을 실력으로 극복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초기에는 중간계투로 나섰지만 이후 선발 자리를 꿰찼고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덕분에 시애틀과 2013시즌, 2014시즌에는 650만 달러(약 70억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2012시즌 9승 5패 평균자책점에 이어 2013시즌에는 14승 6패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다르빗슈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 중 평균자책점은 리그 3위에 해당할 정도로 뛰어난 수치였다.
이들의 활약 속 '일본 프로야구에서 에이스급으로 활약한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인식이 생겼고 다나카가 혜택을 본 것이다.
다나카가 거액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다른 선수들 덕분에 무임승차를 했느냐, 기존 선수들 도움도 있었지만 실력에 걸맞은 몸값을 받았느냐를 판가름하는 것은 다나카 본인의 몫이다.
[일본 WBC 대표팀 시절 다르빗슈 유와 이와쿠마 히사시(첫 번째 사진), 다나카 계약 소식을 전하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MLB.com 캡쳐]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