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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30년의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늘 움직여야 한다. 매 순간 변하고 앞으로 가는 것이 세상이기 때문이다. 가수 이선희는 그 자리에 있기 위해서 지난 30년간 단 한 순간도 머무르지 않았다.
이선희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진행된 30주년 기념 15집 앨범 '세렌디피티(serendipity)' 발매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여전히 소녀의 모습으로 등장한 이선희는 "노래한 지 30년이 됐다고,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줬다. 데뷔하고 처음으로 누려본다는 기분으로 지내고 있다"며 "그래서 어젯밤에 잠을 설쳤다. 많이 설쳤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준비해 준 거니까 즐겁게 최선을 다해서 무대에 서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설레는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보컬리스트'라고 명명한 이선희는 지난 1984년 데뷔해서 30년의 시간을 가수로서, 지나온 소회를 밝혔다. 그 안에는 창작하는 고통과, 끊임 없는 노력으로 오랜 시간 외로웠던 이선희가 있었다.
이번 15집을 준비하는 지난 2년의 시간 동안 많이 외로웠다고 전한 이선희는 "지금 제 모습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30년이라는 시간을 저에게 자리매김 해주시는 거고 그 만큼의 시간을 인정해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렇게 되돌아 보면 매년 매년 뜻 깊다. 뜻있는 해였을 거다. 그렇지만 그 해가 늘 다 좋지는 않았다. 어떤 때는 저 혼자만의 시간들로 그 해를 지날 때도 있었고, 지금 30년이라고 만들어 준 시간보다 훨씬 더 좋은 관심과 박수 속에서 해를 맞았을 때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지금 제가 이렇게 기쁨으로 오늘을 누릴 수 있는 건 제가 잘 있었기 때문일 거다. 그 잘 있는다는 건 아까도 강조했지만,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노래를 하다 보니 성공을 했고, 히트곡이 나왔으면 어떻게 나와서 그것만 쫓아가다 보면 지금의 제가 안 나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것을 취하려고 하고 노력했다. 그렇게 해서 잘못 디딜 때도 있었지만 그걸 두려워하지 않고 늘 뭔가를 하려고 했기 때문에 지금 많은 분들이 기억할 때 '이선희는 늘 그 자리에 있었어'라고 해 주실 것 같다. 앞으로도 그렇게 움직일 것이고, 뭔가를 세우기 위해서 수 많은 질문을 할 것이고 도전할 것이다"고 밝혔다.
미소를 보이는 이선희는 "그 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실패했다고 해서 내가 노력한 만큼 무엇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겁먹거나 노래를 안 하고 위축되거나 그러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타이틀곡 '그 중에 그대를 만나'는 악기배열을 최소화시킨 미니멀한 편곡과 절제된 멜로디가 돋보이며, 사람 사이의 아름다운 인연을 시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이선희의 신보는 지난 1984년 강변가요제 데뷔 후 30주년을 맞이한 이선희가 특별하게 준비한 앨범으로 '우연을 통해 운명을 만난다'는 뜻을 가진 '세렌디피티'라는 앨범의 이름처럼 30년 전 음악을 처음 만나 노래를 운명처럼 여기고 살아온 이선희의 음악적 역량이 오롯이 담겼다.
한편, 이선희는 이날 오후 8시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컴백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이번 활동에 포문을 연다. 쇼케이스에는 후배가수들인 이승기, 윤도현, 거미, 임정희, 타카피 등이 참석해 이선희에 헌정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가수 이선희.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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