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강산 기자] "생각보다 더 힘들었지만 뿌듯합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일본 오키나와 가을 캠프를 마치고 돌아왔다.
마무리훈련에 참가했던 김성근 감독을 비롯한 한화 선수단은 30일 오후 3시 40분 아시아나항공 OZ171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마무리훈련은 김 감독 선임 후 첫 공식 훈련으로 지난달 29일부터 33일에 걸쳐 오키나와 고친다구장과 니시자키구장에서 진행됐다.
1군 주전 선수들을 포함한 50여명이 참가해 수비 중심의 강도 높은 훈련과 자체 홍백전 등을 소화했다. 어마어마한 강도의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고, 체중도 부쩍 줄어든 듯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미소에서 지옥훈련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하나같이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에 들어섰다. 정근우는 아내와 함께 마중 나온 자녀 셋을 끌어안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가장 먼저 입국장에 모습을 보인 김 감독은 "생각했던 목표의 80%는 달성한 것 같다. 선수들의 의식 변화가 가장 큰 성과다"며 "수비 위주의 강훈련을 진행했는데, 1.5군급 선수들이 많이 늘었다"고 총평했다.
한화는 지난 3년 연속, 6시즌 중 5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패배의식이 짙게 깔려있을 법하다. 선수들은 이를 떨쳐내고자 강훈련을 소화하며 의지를 다졌다. 한 선수는 "억울해서라도 잘해야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2011년 이후 3년 만에 김 감독과 재회한 정근우는 "많이 힘들긴 했다. SK 시절과 마찬가지였다"면서도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훈련이었다. 정신적으로도 강해졌다. 팀이 하나될 수 있 게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캠프 중반 합류한 조지훈은 "힘들다는 각오를 하고 공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더 힘들었다"고 웃으며 "그래도 마무리 잘해서 뿌듯하다. 8일 정도 함께 훈련했는데 체중이 4~5kg 정도 줄었다. 스프링캠프를 위해 몸을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양 원더스에서 김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송주호의 각오도 남달랐다. 그는 "배우는 자체로 영광이다"며 "프로 무대는 경쟁이 더 치열하다. 긴장 많이 하고 더 잘 보이려 했다"고 말했다. 캠프 도중 가벼운 부상을 당해 훈련을 완벽 소화하지 못한 게 아쉽지만 스프링캠프를 위해 다시 뛰겠다는 각오. 그는 "1월 15일에 스프링캠프를 떠나는데 그때까지 몸을 만들어야 한다.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선수단은 다음날인 내달 1일부터 공식 휴식에 들어간다. 1월 31일까지 2개월간은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비활동 기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놀 수만은 없다.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소화하기 어렵다. 김 감독도 "이번 훈련을 통해 다들 이기고자 하는 의욕이 생긴 것 같다. 비활동 기간에 따로 훈련을 지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선수들이 '변해야 한다'는 의욕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무리캠프서 수비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정근우(왼쪽)와 김태균.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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