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흥국생명이 2라운드에서 연패 뒤 연승을 달리며 다시 선두에 복귀했다. 흥국생명의 선두 복귀로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판도는 더욱 안갯속으로 접어들며 팬들의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KGC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5, 25-22, 25-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2연승을 달리며 6승 4패(승점 18)로 IBK 기업은행(6승 4패‧승점 18)과 동률을 이뤘지만 세트 득실률이 1.438로 기업은행(1.278)에 앞서며 선두에 복귀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1라운드에서 4승 1패(승점 11)로 선두에 올랐다. 끈끈한 조직력과 악착같은 수비, 그리고 외국인 선수 루크의 활약에 단독선두로 뛰어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만년 하위팀의 반란이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2라운드 들어 3연패에 빠지며 주춤했다. 수비가 1라운드 같지 않았고 선수들이 풀세트 경기를 연달아 치르면서 체력적인 문제도 드러냈다. 또 전체적으로 어린 선수들로 이뤄진 흥국생명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경기에서 자주 보이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2라운드 첫 경기였던 지난달 13일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이후 흥국생명은 지난달 23일부터 9일 동안 4경기를 치렀다. 그 중 첫 경기였던 지난달 23일 IBK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데스티니에게 서브에이스 10개 포함 48점을 허용하며 2-3으로 패했고, 지난달 26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오른 상승세를 전혀 이어가지 못했고, 체력적인 문제까지 겹치며 2라운드 들어 3연패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먼저 2세트를 내주고도 끈질긴 수비와 함께 루크(40점)와 이재영(16점)의 공격성공률도 높아지는 등 경기력이 살아났다. 결국 당시 경기서 흥국생명은 GS칼텍스에 3-2 역전승을 거두며 지긋지긋했던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연패를 끊자 평균연령 22세의 어린 선수들은 다시 분위기를 탔고, 1일 인삼공사전에서 승리를 따내며 2연승을 거뒀다. 승점차는 크지 않지만 다시 단독선두에 오르며 3라운드 전망을 밝게 했다.
다시 연승을 기록한 과정에서 흥국생명은 루크의 공격성공률이 점차 높아졌고, 올 시즌 여자부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인 이재영이 대담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재영은 지난달 26일 현대건설전에서 개인 최다인 24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지난달 말 “이전 같으면 선수들이 거의 지는 경기에서 주저 앉아버리는 경향이 많았는데, 이제는 비록 결과는 패배였지만 풀세트까지 따라가는 점을 보면 예전보다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을 칭찬하기도 했다.
흥국생명의 선두 복귀로 올 시즌 여자부 V-리그 초반 판도는 더욱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2일 현재 선두 흥국생명부터 4위 도로공사까지 승점차는 단 2점차다. 물론 시즌을 치를수록 체력적 문제와 함께 여러 변수가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1,2라운드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표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올 시즌 매 경기가 힘들다며 감독으로서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상황을 반기기도 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에는 여유 있는 경기가 단 한 경기도 없다”며 “지난 시즌과는 경기 양상이 천지차이다. 감독으로서는 굉장히 힘든 시즌이지만 배구 전체로서는 좋은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각 구단들에게 지금과 같은 상황은 분명 골치가 아플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하위권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이 반등하고 나머지 팀들의 경기력도 평준화되면서 남은 V-리그 여자부 판도는 팬들에게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흥국생명 선수들(첫 번째 사진), IBK 기업은행 선수들(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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