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프로야구 제 10구단 kt 위즈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전력보강의 포인트는 바로 특별지명이었을 것이다.
특별지명은 기존 9개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인을 제외한 선수 1명을 수급받을 수 있는 알찬 전력보강의 기회다. kt는 KIA 이대형, 롯데 용덕한, SK 김상현, 한화 윤근영, 두산 정대현, NC 이성민, 넥센 장시환, LG 배병옥, 삼성 정현을 각각 지명해 선수층을 두껍게 했다.
이들 가운데 신인 선수도 1명 포함돼 있었다. 바로 배병옥이었다. 배병옥은 올해 LG에 입단한 신인 선수로 성남고 시절부터 기대주로 평가받은 선수였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규정타석을 채우는 등 팀으로부터 꾸준히 출장 기회를 받았다. 83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286 2홈런 45타점 15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LG는 결국 미래의 중견수 자원을 뺏기고 말았다. 배병옥까지 지키기에는 20명이란 보호 구역이 너무 좁았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다. 신인 선수가 1년도 지나지 않아 다른 팀으로 옮긴 것에 대해서다. 물론 구단의 의지로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지난 해 롯데가 장성호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한화에 신인 투수 송창현을 내준 케이스가 그것이다.
특별지명에 따른 이적은 다른 경우다. 원소속 구단의 의지와 별개로 이뤄졌다. 특히 LG는 배병옥의 장래성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올 시즌 후 발빠르게 군 입대를 시키려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배병옥은 올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지원했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쟁쟁한 지원자들이 몰렸고 결국 배병옥은 최종합격자에 들지 못했다.
LG는 이제 막 프로 선수로서 걸음마를 뗀 배병옥을 1년도 지나지 않은채 잃고 말았다. 구단들은 미래를 위해 신인 선수를 선발한다. '키우는 재미'를 막 들이기도 전에 다른 팀에 뺏긴다면 허무함이 클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사례는 배병옥의 케이스가 전부가 아니다. 이미 이전에도 나타난 사례며 규정이 바뀌지 않는한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해 겨울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는 LG가 두산 좌완투수 정혁진을 지명했다. 정혁진은 2013년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신인으로 입단한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새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김태룡 두산 단장은 "1년도 지나지 않아 선수를 뺏겼다. 선수 키울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2차 드래프트는 보호선수 40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대상으로 타구단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런데 신인 선수는 자동 보호가 되지 않는다. 한 해에 10명 가까운 신인 선수들을 선발하는데 이들을 모두 묶기에는 40인이란 울타리는 너무 비좁다.
이러한 현상에 야구계는 "신인 선수는 물론 3년차 이내로는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소한 신인 선수 만큼은 리그에서 보호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신생팀 특별지명은 끝났지만 2차 드래프트는 앞으로도 2년에 한번씩 열린다. 제도를 수정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배병옥.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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