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초반에 몸쪽 공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한화 이글스의 히트상품 장운호. 올 시즌 전반기 17경기에서 타율 3할 9리(42타수 13안타) 2홈런 5타점 출루율 3할 7푼 5리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출전 정지 징계로 빠진 최진행과 부상 복귀 후 감각이 돌아오지 않은 김경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특히 15일 청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생애 한 경기 최다인 5안타(2타점 4득점)를 몰아쳤다.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 하나가 부족했던 맹활약. 김성근 한화 감독은 "평생 칠 안타 다 쳤다"면서도 흐뭇한 눈치였다.
장운호는 배재고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한화 2군 감독으로 부임한 이정훈 감독은 장운호의 센스를 주목했다. "타격과 수비에 센스가 있다. 2군에서 붙박이 4번 타자로 내보내면서 물건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공언했다." 그해 막바지에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았고, 11경기 타율 3할(20타수 6안타) 4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에는 39경기에서 타율 2할 6푼 6리 1홈런 7타점 1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데뷔 첫 홈런과 도루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즌. 그러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지난해 10월 13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회말 상대 투수 서동환의 패스트볼에 헬멧을 맞고 쓰러졌다.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CT와 엑스레이, 심전도 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천만다행. 후유증도 크지 않아 하루 만에 퇴원했다.
문제는 몸쪽 공 트라우마. 타자들은 투구에 맞아 다치면 몸쪽 공에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심정수(은퇴), 조성환(은퇴, 현 KBSN 해설위원), 이종욱(NC), 김상현(kt) 등이 한때 '검투사 헬멧'이라 불리는 안면보호 헬멧을 착용하고 나왔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16일 청주구장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장운호는 "초반에는 몸쪽 공 대처가 많이 힘들었다. 캠프에서도 그랬다. 몸쪽 공이 무섭더라"면서도 "2군에서 뛰다 보니 적응이 됐다. 지금은 괜찮다"고 했다. 이젠 몸쪽 공도 간결한 스윙으로 곧잘 받아친다.
6월 한 달간 타율 3할 8리(13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으로 잘 쳤는데, 7월 초반 7경기에서 12타수 무안타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최근 4경기에서 17타수 9안타(타율 0.529)로 살아났다. 16일 롯데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매일 잘 칠 수는 없는 노릇. 장운호는 "항상 많이 치다 보니 적응이 됐다. 김성근 감독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했다"며 "스윙이 너무 커서 짧고 간결하게 스윙하려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내야수로 입단했지만 이제는 외야수로 포지션을 굳혔다. 가장 편한 자리는 우익수. 올해 우익수로 14경기에서 정확히 100이닝을 소화했고, 실책은 하나도 없다. 중요한 순간 호수비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0일 잠실 LG전 9회말 채은성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건져내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장운호는 "2군과 1군 타자들의 타구 질이 달라 적응하는 게 힘들긴 했다"면서도 "완벽하진 않지만 처음보다 적응했다. 기본적인 플레이를 잘하자는 생각으로 임한다. 우익수가 가장 편하다"고 말했다.
장운호는 데뷔 첫해 "안타를 많이 치는 것보다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그게 쌓이다 보면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내공이 하나 둘씩 쌓이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재능이 있다"며 기를 살려주고 있다. "큰 욕심보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라는 장운호. 올 시즌 한화의 또 다른 히트상품이 될 것 같다.
[한화 이글스 장운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