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프로 구단이 요청하면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을 거야."
국내 최초의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이 15일 마침내 언론에 공개됐다. 고척스카이돔은 2007년 12월 철거된 서울 동대문야구장의 대체 구장이다. 2009년 2월 첫 삽을 뜬 후 몇 차례 설계 계획이 바뀐 끝에 6년 7개월만에 돔구장으로 완공됐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 서울시는 이미 넥센에 목동구장을 비우고 내년부터 고척스카이돔을 쓰라고 통보한 상태. 현재 서울시와 넥센은 세부조건들을 놓고 협의 중이다. 넥센이 내년에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려면(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도 않았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주차장, 접근성 문제
고척스카이돔의 입지가 좋지 않다는 건 어지간한 야구 팬들이면 다 안다. 확인 결과 평일 낮인데도 주변 교통 흐름은 매우 둔했다. 여기저기서 "여기는 차 갖고 오면 안 되겠네"라는 말이 들렸다. 우여곡절 끝에 차를 갖고 와도 난감하다. 주차 시절이 태부족하기 때문. 일단 고척스카이돔 자체 지하주차장은 492대의 차만 수용 가능하다. 지상에는 약 30대의 차만 주차할 수 있다. 약 20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잠실야구장 주차시설과는 크게 비교되는 부분.
서울시는 안양천 주변과 농구장을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곳 자체가 교통흐름이 좋지 않아 엄청난 혼잡이 불가피하다. 야구 팬들에게 차를 갖고 오는 것부터 주저하게 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는 건 괜찮을까. 그것도 아니다. 주변에 지나다니는 버스는 있지만, 교통체증을 감안해야 한다. 물론 지하철 1호선 구일역이 있다. 위치만 보면 고척스카이돔과 거의 바로 옆에 붙어있다. 그런데 접근성은 떨어진다. 서울시는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구일역에서 고척스카이돔을 최단거리로 잇는 출입구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하나밖에 없는 작은 출구로 나온 뒤 사실상 안양천을 한 바퀴 가까이 빙 돌아서 고척스카이돔으로 들어가야 한다. 약 10~15분이 소요된다. 그 길 자체도 좁아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이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관중석, 너무 좁고 경사가 급하다
관중석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포착됐다. 총 1만8076석 중 최신식 다이아몬드석(304석)의 경우 의자 간격이 너무나도 좁다. 앞, 뒤, 옆 할 것 없이 너무 촘촘하다. 어지간히 마른 사람이 아니라면 한 사람이 이동할 때 다른 사람이 모두 일어나야 할 정도. 9이닝, 3시간 이상 진행되는 야구의 특성을 감안하면 경기 중 화장실 한 번 가기 힘들다는 소리.
최근 야구장 관중석의 경사는 완만하다.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 가보면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고척스카이돔의 관중석은 기존 야구장과 비슷할 정도로 완만하다. 특히 내야 2~3층 관중석의 경우 관중석 경사가 급한 것으로 유명한 잠실과 다를 게 하나도 없어 보였다. 이밖에 관중이 관람하기에는 외야에서 비치는 조명(친환경 태양광 발전설비 225KW)도 다소 강했다. 충분히 "눈 부시다"라고 지적할 수 있는 정도.
▲불펜투수들, 타자들 준비 어떡하나
선수들은 대체로 좋은 환경 속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 서울대 이광환 감독은 "아마추어들은 이 정도면 충분히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그러나 프로의 경우 불편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게 강력한 자체조명. 강도가 너무 세서 수비는 물론 타자들이 공격하는 것도 지장이 있다는 게 이 감독 지적.
푹신한 외야 펜스, 메이저리그식 최첨단 인조잔디 등은 좋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할 공간이 부족하다. 일단 라커룸과 덕아웃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좁다. 그리고 덕아웃 옆에서 타자들이 스윙 연습을 할 수 있는 대기타석 공간도 제대로 없었고, 대타로 나갈 선수가 따로 몸 풀 공간도 보이지 않았다.
불펜은 더 하다. 서울시는 KBO의 조언에 따라 외야 대신 지하1층에 불펜을 설치했다. 그런데 불펜에서 몸을 달군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게 불편할 수 있다. 좁은 공간에 설치된 촘촘하고 경사진 계단을 통해서 올라와야 하기 때문. 자칫 마운드에 급하게 올라오다 다리 부상 가능성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 감독 지적처럼, 고척스카이돔은 앞으로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당장 다음달 아이돌그룹 엑소의 단독콘서트가 열린다. 이때부터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다행인 건, 서울시가 15일 취재진들을 대상으로 직접 이런 부분들을 조사했고 수정 및 보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이다.
[고척스카이돔.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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