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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 조우진, 진짜 '조상무'로 보였던 이유 [MD인터뷰]

시간2015-12-08 07:07:23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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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조상무 연기한 배우가 누구야?"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제작 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 배급 쇼박스)의 2시간 10분의 러닝타임이 끝난 뒤, 기자들이 나눈 대화 일부다. 극중 대기업 미래자동차 오너 오회장(김홍파)의 심복 조상무(조우진)은 초반에는 단순히 스치는 인물 정도로 표현됐지만, 극이 진행되며 강렬한 반전과 차갑고 냉철한 카리스마있는 인물로 표현돼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스크린 속에서 꼿꼿하고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모습과는 달리, 조우진은 "안녕하세요, 신인배우 조우진입니다"라며 자신을 낮추며 소개했다. 1999년 연극무대로 데뷔해 이미 15년 이상 배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자신을 소개할 땐 언제나 '신인'이다.

"'내부자들' 촬영할 때 외에도, 현장에 대한민국 최고 스태프들과 명배우 선배님들, 너무나도 베테랑인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가슴 떨리고, 벅찼어요. 그것 또한 제겐 영화였죠. 함께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벅찼어요. 문득, 그분들에게, 작품에 누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답은 하나였어요. 욕심내지 말고 조상무로만 다가가자는 것이었죠."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김홍파, 이경영 등 '내부자들'은 명 연기자들이 대거 투입된 기대작이었다. 이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개봉 3일만에 100만, 역대 청불영화 최단 200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개봉 19일만에 500만 관객을 단숨에 뛰어넘는 흥행 신드롬을 보이고 있다.

영화가 끝난 뒤 조상무 캐릭터와 그를 연기한 조우진에 대한 잔상이 오래 남는 이유는, 기라성같은 명배우들 사이에서 마치 실제 대기업의 상무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 그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무테 안경에 말끔히 빗어넘긴 헤어스타일, 딱 떨어지는 수트 차림으로 스마트한 이미지를 주는 조상무 캐릭터가 탄생되기까지, 조우진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져있었다.

"아는 선배가 실제로 대기업의 상무로 일하고 있어서, 일주일 정도 붙어다니면서 관찰을 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평범했고, 큰 돈이 왔다갔다 하는데도 표정이나 감정에 변화가 없었죠. 그게 굉장히 인상깊었고 그런 호흡들을 조상무 캐릭터에 갖고오면 되겠다 싶었어요."

조우진은 인터뷰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선배에게서 보고 기억했던 상무 연기를 실감나게 선보였다. 또 무심히 다리를 툭툭 차며 걷는 부장 연기를 하면서 "이 캐릭터도 연구를 했지만 앞서 상무의 모습이 조상무 역할과 잘 어울리겠다는 판단 하에 조상무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내부자들' 제작진 앞에서 오디션을 봤을 때, 그는 조상무의 수하 역할을 연기했다. 하지만 그를 인상깊게 본 제작진들은 그를 수하가 아닌 조상무 역할에 낙점했고, 조우진은 떨림을 느끼며 조상무를 연기했다. 그가 '내부자들' 조상무로 살았던 기간동안 마치 꿈을 꾸는 듯 했다.

"관객들에게는 낯선 사람이, 조상무라는 역할을 맡게 된 거잖아요. 천편일률적인 일을 하듯이 악행을 느낄 수 있는 섬뜩함을 최대한 극대화시켜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평범한 업무를 하듯이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의외성을 좋아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장난칠 생각을 절대 할 수 없었어요. 조금이라도 누를 끼칠까봐 조심스러웠죠. 최근에 잘 봤다는 연락들이 오는데, 정말 감사해요. 하지만 마음의 파도가 생길까봐 다잡으려고 하는 중입니다."

[조우진.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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