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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이유진, 김태희 스타일리스트 6년 차 "희열 느낀 순간이요?" [MD인터뷰]

시간2016-01-11 10:03:47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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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톱 여배우 김태희의 비주얼 총 책임자.

스타일리스트 이유진 실장은 김태희와 2011년 MBC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부터 함께 하며 유명세를 탔다. 당시 김태희가 착용한 '니트 머리띠'는 배우 현빈이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입은 트레이닝복과 함께 큰 인기였다.

빡빡한 스케줄을 쪼개 시간을 마련한 이유진 실장을 최근 청담동 인근에서 만났다. 화보나 행사 등의 일정 때문에 스타가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을 때도 항상 분주한 편. 올해는 더욱 바쁠 예정이다. 김태희가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SBS 드라마 '용팔이'에서의 연기력을 인정 받아 최우수상을 거머 쥐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고, 원숭이띠인 그가 병신년을 맞아 한·중을 오가며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기 때문.

짧은 인사를 마친 후, 사진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선 이유진 실장은 이 작업을 배우의 곁에서 숱하게 지켜봤지만 막상 자신이 나서려니 쑥스러운 모양새였다. 그는 연신 "표정은요? 팔이 어색하지 않아요?"라며 질문 공세를 펼쳤다.

본격 인터뷰가 시작되자 특유의 낭낭한 목소리가 한 톤 더 높아졌다.

-김태희 씨와 6년 째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초반과 비교해 달라진 것들이 있나요.

최근 공식석상이나 공항에서 입은 패션들이 크게 화제가 됐어요. 이슈가 되거나 좋은 반응들이 많을 때는 굉장히 희열을 느끼죠.

-댓글도 직접 확인나요.

"안 좋은 댓글도 꼼꼼하게 챙기며 여러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요. 다만 "코디가 안티냐"라는 식의 비난에 대해선 "여러 사람이 모여 하는 일인데 그 책임을 스타일리스트에게 전가하는 건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김태희 씨의 최근작 '용팔이'에선 '환자복'이 화제였습니다.

"극중 김여진(김태희)은 재벌가 상속녀이고, 병원에 오래 누워있었잖아요.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장면이었던 만큼 의상에 대한 고민이 깊었죠. VIP 병실, 캡슐처럼 만들어진 룸이 발산하는 느낌은 하얀 원피스와 잘 어울린다는 판단이었어요. 줄무늬 환자복을 입은 여진이는 신비롭지 않잖아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7회까지 환자복을 입었어요. 하얀색 원피스에 피를 묻히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는데 이건 쉽게 지울 수 없잖아요. 협찬이었다면 똑 같은 옷을 여러 번 구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직접 디자인해 여러 벌 만들었어요. '이 옷 만들기 참 잘 했구나'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더라고요."

-그럼 7회까진 여유가 있었겠네요.

"여진이가 입을 후반 옷을 준비했어요. 재벌 상속녀, 단발 커트라는 파격 변신이 기다리고 있었고요. 타이트 컷이 많은데 헤어가 짧아지고 네크리스가 드러나면 허전한 느낌이 들 수도 있어 액세서리 준비를 많이 했어요."

-기억에 남는 극중 의상이 있나요.

"환자복을 벗고 입은 민트 색 롱 원피스요. 여진이 도망치면서 수녀님으로부터 옷을 받았어요. 수녀님도 입을 법한 옷이어야 했지만 청순하고 예쁘기도 해야 했죠. 풀 샷이라 전체 비주얼도 신경 써야 했고요. 고민 끝에 그 민트색 원피스를 어렵게 선택한 기억이 나네요."

-스타일리스트 팀도 대본 고민을 이렇게 많이 하는 줄 몰랐네요.

"여진이는 상속녀이고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한 캐릭터예요. 강렬한 포스를 드러내야 하지만 너무 화려해서도 안 됐어요. 중간점을 찾는 게 작업의 연속이기도 했고요. 대중의 반응도 신경 써야 했습니다. 좋은 평이 많았음을 확인하고서는 안도가 됐죠."

-'용팔이'의 환자복만큼 '마이 프린세스'의 니트 머리띠도 크게 유행했었죠.

"당시 조금은 실험적인 공주 패션을 선보였어요. 직접 원단을 찾아 제작도 했고요. 당시 가는 곳마다 니트 머리띠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만큼 인기였습니다. 커피숍에서 어떤 여성분이 그 니트 머리띠를 하고 있더라고요. 유행을 눈으로 확인한 그 순간은 정말 뿌듯했습니다."

-최근 유명 스타일리스트들의 방송가 활약이 대단하던데 러브콜은 없었나요.

"그간의 작업을 좋게 봐 주셔서 제안을 여러 번 받았어요. 이십대 중반에 지금의 톱 배우를 담당하게 됐고, 탈 없이 호흡을 맞춰 왔으니까 그런 부분을 좋게 인정해주시더라고요. 지금까진 누군가의 뒤에서 존재해 왔지만 방송은 많은 사람들의 앞에서 저를 드러내야 하는 거니까. 더 많은 내공이 쌓였을 때 나서고 싶어요."

-스타일리스트로서 꼭 가져야하는 태도가 있다면요.

"패션에 대한 자신의 주관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한 거 같아요. 제 주관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조언을 참고 하는 게 스스로가 발전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2016년 패션 트렌드를 전망한다면.

"드라마에서 출발한 '복고 열풍'이 패션의 흐름도 주도하지 않을까 싶어요. 연예인들이 드라마나 무대 행사에서 선보이는 크롭트 톱, 와이드 팬츠, 부츠 것 등의 주요 아이템을 거리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부담스럽다면 박시한 실루엣의 미니 원피스나 크롭트 톱에 미니 스커트를 함께 스타일링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홈페이지]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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