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우민호 감독이 영화 ‘내부자들’로 인생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서는 꿈의 숫자와 다름없는 700만 관객을 동원한 것. 흥행 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선보인 영화 ‘파괴된 사나이’, ‘간첩’에 이어 2전 3기만에 맛본 달콤한 결과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다. ‘파괴된 사나이’, ‘간첩’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이경영, 김홍파 등이 출연했다.
우민호 감독은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에 위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이 좋아졌다는 답으로 부담감을 떨쳐낸 심정을 대신했다. 3번째 기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앞으로 감독으로서 활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을, 이번에도 흥행하지 못하면 감독 생활을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떨쳐내 준 작품이 바로 ‘내부자들’이었다.
“다음 작품은 보장 받았죠. (웃음) 첫 번째, 두 번째 작품을 실패하면서 다음 작품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이제 다른 작품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은 없어요. 하지만 이제 ‘내부자들’ 보다 더 중요한 작품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죠. ‘내부자들’은 어떻게 보면 캐릭터들의 비약이 심하고 과장돼 있어요. 다음 작품은 우리들의 이야기,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내부자들’은 700만명이 넘는 관객수를 기록하며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 흥행 2위를 기록했다. 배급사 집계 기준 ‘친구’가 약 820만명을 동원했다. 집계가 된 영화로만 따지면 ‘내부자들’이 최고 흥행작이다. 여기에 확장판인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이 8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것까지 더하면 ‘친구’를 위협하는 관객수를 기록 중이다.
“요즘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의 전화를 많이 받는 편이에요. 그 분들의 친구들이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효도한 느낌이 들어요. 본편이 700만 관객까지 갔잖아요. 청불에, 되게 쉽지 않은 스코어죠. 이 영화가 어른들이 많이 봐주시는 것이구나 싶었어요. 관객의 폭을 넓힌 거죠. 그래서 700만명까지 온 거구나 싶더라고요.”
관객수는 물론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충 일일 최다 관객수를 기록하고 개봉 주 최고 흥행작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신기록들을 써간 ‘내부자들’을 탄생시킨 장본인이지만 우민호 감독은 이런 것들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관객수는 저에게 큰 의미가 없어요. 3시간 넘게 찍었던 영화인데 어쩔 수 없이 편집이 됐어요. 그리고 제가 원래 찍으려고 했던 영화와 시나리오의 다른 지점들도 있었고요. 배우들이 공들여 찍은 장면들이 날아갔죠. 그런 게 고스란히 담겼으니 (‘내부자들:디 오리지널’ 개봉은) 저와 배우들이 만족스러워하는, 그런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또 우민호 감독은 주연배우 이병헌의 재기를 반가워했다. 이병헌은 사생활로 구설수에 올라 적지 않은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여기에 전작인 ‘협녀, 칼의 기억’의 흥행 부진으로 배우 생활에 먹구름까지 끼었다. 하지만 ‘내부자들’로 ‘인생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으며 완벽히 재기에 성공했으며 돌아섰던 대중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병헌 씨는 정말 좋은 배우에요. 연기야 두말할 것도 없고 영화를 대하는 태도도 그렇죠. 제가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작품을 기회 삼아 다시 평가를 받고 배우로서 삶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상황이 돼서 너무나도 기뻐요. 이병헌 씨 입장에서 제가 은인이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들을 하시는데, 반대로 저한테 은인라고 생각해요. 이병헌 씨가 없었으면 ‘내부자들’을 시작하지 못했을 거예요. 같이 하게 되며 시작하게 된 거죠. 이병헌 씨가 안상구를 연기하지 않았으면 이렇게까지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요. 이병헌 씨가 살을 붙여가며 안상구가 완성된 거니까요. 이병헌 씨의 공이 크죠.”
우민호 감독은 영화를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바라보는 사람들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한 정치인이 ‘내부자들’을 두고 “한국사회 리더 그룹들을 모두 파렴치한으로 만든 영화”였다고 말했고, 현장에서 그 이야기가 언급됐기 때문.
“너그럽게 포용력 있게 보며 생각해보는 정도가 되면 좋지 않나 싶어요. 절대 모두가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대부분의 많은 기업인, 정치인, 언론인이 법 안의 테두리 안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갈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실제로 그런 분도 알고 있고요. 하지만 혹여나 안 그러신 분도 있잖아요. 그런 분들의 극단적 모습을 과장되게 영화로 보여준 것 뿐이에요. ‘내부자들’ 정도는 아니지만 생각해 볼 수는 있지 않을까요. 영화를 영화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민호 감독.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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