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선두다툼은 모비스와 오리온의 2파전으로 좁혀질 분위기다.
올스타브레이크에 돌입한 프로농구. 휴식기가 끝나면 모비스와 오리온의 선두다툼이 클라이막스에 돌입한다. 이미 6강 플레이오프에 참가할 팀들의 윤곽이 드러난 상황. 그런데 6강 팀들을 자세히 보면 다시 2강 4중으로 분리가 된다. 선두 모비스와 2위 오리온이 1.5경기 차에 불과하고, 2위 오리온과 3위 KCC는 2.5경기 차이가 난다. 반면 3위 KCC와 6위 삼성은 단 1.5경기 차.
선두다툼에는 변수가 많다. 산술적으로 3위 KCC, 공동 4위 KGC와 동부, 6위 삼성도 언제든지 선두다툼에 가세할 수 있다. 그러나 선두 모비스와 2위 오리온이 3~6위 팀들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정도의 저력을 갖고 있는 건 분명하다.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모비스는 상대적으로 불안했으나 장기연패를 피했고, 애런 헤인즈의 부상 이후 흔들린 오리온은 제스퍼 존슨과 조 잭슨이 KBL에 적응하면서 경기력이 다시 올라왔다. 현 시점에선 모비스와 오리온이 올스타브레이크 후 최후의 선두다툼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선두를) 탈환해야죠"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정반대 페이스
최근 두 팀의 페이스는 정반대다. 모비스는 12월부터 9승5패, 오리온은 12월부터 6승7패다. 하지만, 경기력 자체를 보면 상대적으로 모비스는 불안하고, 오리온은 상승세다. 오리온은 최근 7경기서 5승2패로 좋았다. 그리고 5승 중 3승을 25점차 이상 대승으로 장식했다. 여전히 정통센터 부재로 강력한 5번 포지션을 보유한 팀들(예를 들어 동부와 SK)에 고전하는 경향은 있다. 하지만, 존슨과 잭슨이 오리온 국내선수들과 완벽하게 융화되면서, 내, 외곽 공격이 모두 호조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보이지 않는다. 수비조직력도 향상되면서 이상적인 경기력을 뽐낸다.
모비스는 올 시즌 2연패 이상의 장기연패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내용을 보면 약간 불안하다. 상위권 팀이든, 하위권 팀이든 힘겹게 이기거나 지는 패턴을 반복한다. 득점력도 저조한 경우가 많았다. 최근 하위권 팀들이 전력을 정비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주전 의존도가 높은 모비스의 경우 체력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장기 연패 없이 승부처에서 버텨내며 꾸역꾸역 승수를 챙기는 건 모비스 특유의 저력이라는 평가다. 어시스트 1~2위를 달리는 양동근과 함지훈의 이타적인 플레이, 아이라 클라크와 커스버트 빅터의 성실한 플레이와 골밑 장악력이 더해진 결과다.
▲변수는
그런데 이 흐름이 올스타브레이크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일단 주전 의존도가 높은 모비스는 올스타브레이크에 충분히 쉴 수 있다. 재충전할 시간을 벌었다. 오리온 역시 추 감독은 "좀 더 조직력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현재의 경기력에서 약점을 최소화하고 전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모비스와 오리온 모두 올스타브레이크 후 자신들이 가진 역량을 극대화하고, 선두다툼이은 더 치열하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더구나 모비스의 경우 유재학 감독의 임기응변 대처능력이 탁월하고, 오리온 역시 추일승 감독의 풍부한 지략이 빛을 발할 시점이다.
오리온에 헤인즈가 복귀하는 것도 변수다. 오리온과 존슨의 대체선수 계약은 29일까지다. 30일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헤인즈가 복귀한다. 공교롭게도 그 경기가 모비스와 오리온의 5라운드 맞대결(고양). 선두다툼에 엄청난 영향력을 지니는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헤인즈가 돌아오면 몸 상태와 실전감각 회복, 시즌 초반의 오리온 경기력 복원 등 선두다툼에 몇 가지 변수가 추가된다. 두 팀은 2월 13일에 시즌 마지막 맞대결(고양)을 갖는다.
▲3~6위 팀들 행보는
KCC, KGC, 동부, 삼성의 행보도 봐야 한다. KCC는 허버트 힐 가세 후 아킬레스건이 치유된 느낌이다. 하승진의 약점(느린 백코트, 체력)을 최소화하면서 테크니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KGC는 찰스 로드가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양희종이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하면 다시 한번 경기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삼성은 강점(골밑)과 약점(수비력, 백업가드)이 뚜렷해 6강 팀들 중 상대적으로 페이스 등락 폭이 큰 편이다. 또한, 동부는 윤호영이 사실상 시즌아웃 됐다. 김주성 복귀시점도 불투명하다. 1,4쿼터에는 높이가 평범해진 상황. 삼성과 동부가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순위다툼서 상대적으로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농구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결국 오리온과 모비스는 선두다툼에서 밀려날 경우 이 팀들에 역공을 당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때문에 올스타브레이크 후 선두다툼은 더욱 치열하고 처절하게 전개될 듯하다.
[모비스-오리온스 맞대결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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