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 정도면 시끌벅적했던 논란이 무색한 결과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극본 김남희 고선희 연출 이윤정)의 배우 박해진, 서강준, 김고은이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이 '웹툰을 찢고 나왔다'고 할 정도다. 원작 웹툰이 워낙 인기 있어 캐스팅 단계부터 열성 팬들의 우려가 컸는데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자 호평 일색이다.
박해진은 유정의 미소 뒤에 가려진 싸늘함을 능숙하게 그리고 있다. 홍설(김고은)에게 다가갈 때는 다정한 얼굴이지만, 홍설이 백인호(서강준) 이야기를 숨기는 듯한 인상을 받자 돌아서며 표정이 돌변하는 장면은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다. 유정 역 캐스팅 1순위로 거론되던 배우답게 유정의 두 얼굴을 흠 잡을 데 없이 표현하고 있다.
서강준은 반항기 가득한 캐릭터 백인호로 자신의 옷을 비로소 찾은 인상이다. 그동안 주로 세련된 이미지였던 배우다. 전작 MBC '화정'에선 사극 연기를 선보였지만, '어설프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번 백인호로 분해 유정을 향한 분노 어린 눈빛 연기를 기막히게 표현하고 있다. 연기력이 순식간에 한 단계 올라선 느낌마저 준다.
김고은은 우려가 가장 컸던 배우다. 드라마 제작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홍설을 누가 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고, 김고은이 낙점됐을 때도 홍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의견은 사라지지 않았다. 김고은이 '은교' 이후의 작품들에서 연기력으로 썩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탓도 있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연기력으로 입증한 셈이다. '치즈인더트랩'에서 누구보다 부담이 큰 위치였지만, 김고은은 홍설의 어리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랑스러운 미묘한 매력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실제 대학생을 보는 듯한 자연스러운 연기라 몰입도도 크게 높인다.
세 사람이 주고받는 연기 호흡도 돋보인다. 지난 12일 밤 4회 마지막 장면에서 유정, 백인호, 홍설 세 사람이 모인 순간의 팽팽한 긴장감은 세 배우가 그동안 균형을 잃지 않고 관계의 끈을 서서히 잡아당겨왔기 때문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사진 = tvN 방송 화면-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