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민을 많이 했죠."
오리온은 선수층이 두껍다. 추일승 감독은 매 경기 출전가능선수(12명)을 추리는 데 애를 먹는다. 이런 상황서 올 시즌을 끝으로 오리온과의 FA 2년 계약이 만료되는 베테랑 가드 임재현(39)은 서서히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
임재현은 2014-2015시즌 오리온과 2년 계약을 맺었다. 지난 시즌 46경기(평균 13분47초)에 나섰지만, 올 시즌에는 단 26경기, 평균 7분11초 출전에 그쳤다. 오리온 사정상 정재홍, 김강선, 한호빈 등 젊은 가드들을 키워야 했다. 그리고 조 잭슨이 메인 외국선수로 뛰면서 임재현이 뛸 시간이 거의 없었다.
결국 오리온과 임재현은 자연스럽게 은퇴 시기를 조율 중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16일 동부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시기를 보고 있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임재현은 14일 LG와의 원정경기부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왜 시즌 중 은퇴+코치데뷔인가
추일승 감독은 일찌감치 임재현을 코치로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임재현이 2000-2001시즌부터 15년간 성실하게 뛰어왔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로 유명했기 때문. 다만, 지도자 데뷔시점을 두고 고민했다. 애당초 다음 시즌부터 코치 계약을 맺으려고 했지만, 추 감독은 생각을 바꿨다. 그는 "조상현 코치가 D리그 게임을 지휘하고 D리그 경기가 없는 날 1군에 급하게 오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D리그는 1차리그가 끝났다. 이달 말 2차리그가 시작된다. 추 감독은 어차피 임재현을 코치로 쓰려면, 다가올 2차 D리그부터 쓰는 게 옳다고 봤다. 후배들과의 주전경쟁서 밀린 상황서 남은 시즌 선수연장이 큰 의미가 없다고 봤다.
추 감독은 작은 배려를 더했다. 그는 "곧바로 D리그에 데뷔시키기보다 1군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괜찮다고 봤다"라고 털어놨다. 결국 추 감독은 최근 임재현과 합의, 시즌 중 은퇴를 결정했다.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코치 데뷔전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최근 오리온의 홈 게임이 많지 않았고, 결국 14일 LG와의 원정경기서 코치 데뷔전을 치렀다. 오리온은 14일 LG전 직전 KBL에 임재현 코치의 코치 등록을 마쳤다. 그리고 22일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서 임 코치의 선수 은퇴식을 치른다.
▲최진수의 복귀와 김동욱의 덕담
오리온은 가뜩이나 두꺼운 스쿼드에 이달 말 최진수까지 합류한다. 정통 빅맨이 없어 골밑 수비에 어려움이 있는 오리온으로선 최진수의 합류가 꼭 필요하다. 더구나 최근 허일영이 갈비뼈를 다쳐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3~4번을 오가는 최진수의 전술적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임재현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진수가 들어오면 누군가가 로스터에서 빠져야 하는데, 내가 빠지는 게 옳다고 봤고, 구단에도 말씀 드렸다"라고 털어놨다. 오리온 구단은 최고참의 후배 배려에 또 한번 감동했다는 후문이다.
임재현의 은퇴 및 코치 데뷔로 문태종에 이어 팀 내 두번째 고참이 된 김동욱은 "코치로 성공할 것이다. 잘 되길 바란다. 축하 드린다"라며 덕담했다. 이어 "본래 재현이 형은 후배들과도 잘 지내셨다. 성격도 활발한 스타일이고 (김)도수와 저에게 이런 저런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팀 분위기가 흐트러질 때 직접 나서진 않되, 저와 도수에게 한 마디씩 하라고 시키기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임재현의 은퇴 및 코치 데뷔로 오리온 코칭스태프는 4명(추일승 감독, 김병철 수석코치, 조상현 코치, 임재현 코치)으로 늘어났다. 추 감독은 "코치 3명을 쓰는 팀이 5팀 정도 된다.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한국농구는 여전히 코치들의 육성에 관심이 높지 않은 게 문제다. 그런 점에서 추 감독의 임재현 코치에 대한 배려는 눈에 띈다.
[임재현 코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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