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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에서 뛰었던 선수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두산 새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177경기서 타율 0.257 10홈런 53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성적은 1061경기서 타율 0.283 156홈런 640타점. 홈런타자는 아니고, 2루타와 타점이 많은 스타일.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외국인선수가 즐비한 최근 KBO리그 트렌드를 감안하면 그렇게 눈에 띄는 기록은 없다. 실제 두산은 에반스를 55만달러에 영입했다. 높지 않은 금액이다.
그래도 외국인선수는 뚜껑을 열어본 뒤 적응의 시간을 주고 평가해야 한다. 두산으로선 고무적인 부분도 보인다. 에반스의 귀가 열렸기 때문. 두산이 보내온 인터뷰에 따르면, 에반스는 다른 선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부분은 의미가 있다.
▲에반스의 바람직한 태도
에반스는 "한국에서 뛰었던 선수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KBO리그의 장점, 두산의 연고지인 한국의 수도 서울에 대한 얘기를 꼼꼼하게 들은 듯하다. 그는 "지난주에 짐 아두치(롯데)와 얘기를 나눴다"라고 했다. 국내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들은 자신들끼리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 형성돼있는데, 에반스는 그들의 말을 듣고 두산행을 최종적으로 결심한 듯하다.
여기까진 누구나 할 수 있는 부분. 그런데 에반스는 또 다른 외국인선수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에게도 귀를 열었다. 그는 "니퍼트는 한국과 KBO리그의 장점을 많이 얘기해줬다. 나와 마찬가지로 KBO리그가 처음인 보우덴의 얘기도 궁금했다"라고 털어놨다. KBO리그 6년차에 접어든 니퍼트의 얘기를 들어보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KBO리그 적응이 필요한 보우덴의 얘기까지 들어본 건 의외다. 다양한 입장, 시각에서 많은 얘기를 듣고 대처하고 싶다는 의미다.
외국인선수는 다른 외국인선수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존심이 세서 일단 자신만의 스타일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다른 사람의 의견은 참고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그러나 에반스는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의 말을 들은 뒤 자신을 바꿔나가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투수조장 이현승이 "안녕하세요"를 알려주면서 예의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자 곧장 받아들였다는 게 두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두산의 기대감
에반스는 "많은 안타를 만들어내고, 득점권 주자를 불러들이는 게 기본 원칙이다. 매 타석 머리 속에 상황을 그려놓고 연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수비도 중점적으로 훈련할 것이다. 연습도 실전이라 생각하고 진지하게 임하겠다"라고 했다. 목표가 구체적이다. 타석에서 효율성을 강조하는 건 김태형 감독의 스타일과도 잘 맞는다.
결국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각종 정보들을 KBO리그 적응에 대입시킬 수 있느냐가 에반스를 평가하는 척도가 될 듯하다. 어쨌든 프로는 결과와 수치로 말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워야 하는 에반스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두산은 2014년과 2015년 연이어 외국인타자 영입에 실패했다. 두산도 에반스만큼은 성공적으로 KBO리그에 정착하길 간절히 원한다. 두산이 현 시점에서 귀가 열린 에반스에게 남다른 기대감을 품는 건 당연하다.
[에반스.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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