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조작 제안 미신고시에도 최고수준 징계 수용"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프로야구 선수들이 고개 숙였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와 함께 입장 표명을 했다.

이 자리에는 이호준 회장(NC)을 비롯해 홍성흔(두산), 김강민(SK), 류제국(LG), 이범호(KIA), 윤석민(넥센), 박한이(삼성), 박경수(kt), 정근우(한화), 임창민(NC), 최준석(롯데) 등 각 구단별로 한 명씩 참석했다.

KBO리그는 2012년에 이어 또 한 번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이태양과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유창식은 조작 사실을 시인했으며 이들 외에도 몇 명의 선수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선수협 이호준 회장은 "2012년에 이어 다시 한 번 프로야구 선수들에 의한 승부조작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야구팬 여러분께 프로야구선수들을 대표해 사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회장은 "선수협회는 승부조작행위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으며, 안일한 대응과 동료에 대한 믿음으로 승부조작사건이 반복됐다고 판단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아직 승부조작의 사법처리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야구를 하고 있는 동료선수들과 야구팬들을 위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팬들께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것만으로는 승부조작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우리 선수들이 승부조작을 거부하고 자발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대책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선수협은 모든 선수에게 승부조작에 대한 자진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승부조작과 같은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향후 승부조작관련자를 접촉하거나 접대받는 선수들에 대해서도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 승부조작이 새로 발생하는 경우 모든 선수들은 연대책임을 지고 모든 선수가 벌금을 내고, 사회봉사활동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들에게도 호소했다. 이 회장은 "혹시나 더 있을지 모르는 승부조작 가담선수에게 동료선수들이 호소한다"며 "승부조작행위는 영원히 인생의 굴레가 된다. 이번에 발각되지 않았어도 브로커나 사설도박 관계자로부터 평생 시달릴 수 있고 다른 선량한 동료선수들을 오염시킬 수 있다. 승부조작행위가 뿌리 뽑힐 수 있도록 가담선수는 자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희 선수들이 프로선수로서 얻은 인기와 부에만 취해서 프로의식과 직업윤리를 갖추지 못하고 승부조작과 같은 도덕적 해이를 일으킨 점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다시 한번 선수들의 승부조작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8월 9일 전 선수들이 야구시작 전에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사죄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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