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성화로도 웃긴다"…'부코페' 희극인의 축제 개막! (종합)

[마이데일리 = 부산 이승길 기자] KBS, SBS, tvN 3사의 개그맨부터 예능인, 배우까지 웃음을 사랑하는 이들이 부산에 모였다. 아시아 유일의 코미디축제가 네 번째 막을 올렸다.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의 개막식이 26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2800여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개막식은 웃음을 만드는 이들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재기발랄한 블루카펫으로 시작됐다. MC를 맡은 이경규와 김용만이 관객의 환호 속에 입장한 것을 시작으로 KBS 2TV '개그콘서트', SBS '웃찾사', tvN '코미디 빅리그'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들의 입장이 이어졌다.

특히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에서 가상부부 생활을 하고 있는 윤정수와 김숙, 허경환과 오나미의 입장이 눈길을 끌었다. 허경환은 블루카펫 행진 중 오나미를 공주님 안기 자세로 들어올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 절친인 집행위원장 김준호와의 의리로 참석한 유지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차태현, 김종민, 정준영의 입장도 관심을 받았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 중인 정준하, 양세형도 이날 함께 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마이크를 잡은 '명콤비' 이경규와 김용만은 입담을 발산했다. 이경규는 "난 부산 토박이고, 부산이 낳은 최고의 아이돌이다"며 입을 열었고, 김용만은 "오랜만에 이런 투샷을 보이게 됐다. 우리가 함께 하는 것에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해주더라. 그리고 오늘 진행은 코미디에 대한 사랑으로 무료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듣던 이경규는 "그래서 내 멘트에 정성이 안들어가있다. 돈을 안줘서 행사에 정이 안간다. 사랑은 사랑이지만 돈은 돈이다"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부코페의 독특한 전통인 '볼 때만 성화봉송'이었다. 지난해 개막식에서는 최양락이 네로 분장을 한 채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바 있다. 베일에 가려져있던 올해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는 송해였다. 송해가 등장하자 모든 참석자들은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연단에 선 송해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멘트인 "여러분, 안녕하세요"를 외친 뒤 "축가를 하나 부르겠다"며 직접 '백세인생'을 열창해보였다.

송해의 성화봉송 중에는 잠시 성화의 불이 꺼지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김대희가 의연하게 다가가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실수마저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희극인들이 가진 무기였다.

이후로는 전세계에서 모여든 희극인들의 코미디공연과 박명수의 디제잉공연, 하하&스컬의 신나는 무대가 펼쳐져 부산의 밤을 뜨겁게 만들었다.

아시아 유일의 코미디 페스티벌인 부코페는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와 경성대를 중심으로 이날부터 오는 9월 3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11개국에서 30개 코미디팀이 참석할 예정이다.

[사진 = (사)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조직위원회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