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이렇게만 터진다면.
농구는 필연적으로 3점슛이 2점슛 확률보다 떨어진다. 림에서 멀어질수록 슛 적중률이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한국농구는 전통적으로 국제대회서 외곽농구를 했다. 각 포지션별 평균 신장이 낮았고, 자연스럽게 골밑 공격이 쉽지 않았다. 최근에는 한국농구의 수준이 예전보다 떨어지면서 골밑 공격 테크닉이 우수한 빅맨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9일부터 18일까지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2016 FIBA 아시아챌린지에 참가하는 남자농구대표팀도 그렇다. 아시아권 대회지만, 신장에서 확실한 강점을 가진 포지션이 없다. 그래서 장신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대응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FIBA 랭킹 21위의 튀니지를 불러들여 29일과 31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허재 감독은 1차전 직후 "3점슛 패턴을 만들어가는 움직임은 좋았다"라고 했다. 33개의 3점슛을 던져 8개만 림을 통과했지만, 과정 자체는 매끄러웠다. 그런데 2차전서는 과정뿐 아니라 실제 높은 적중률을 자랑했다. 전반전에만 17개의 3점슛을 던져 9개를 넣었다. 후반전에도 12개를 던져 7개를 넣었다. 29개를 던져 16개 성공, 55%였다.
한국이 3점슛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였다. 일단 얼리오펜스에서 3점슛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렸다. 얼리오펜스를 많이 시도하려면 수비가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야 한다. 이 부분에서 한국은 취약하다. 그러나 일단 상대 공격이 실패한 상황, 즉 공격에서의 코트밸런스가 깨진 상황서 한국의 얼리오펜스는 돋보였다. 상대가 수비밸런스를 잡기 전에 공격을 감행, 몇 차례 3점포를 터트렸다.
나머지 두 가지 방법은 세트오펜스 상황서 나왔다. 하나는 스크린을 받은 상황서 순간적으로 생긴 공간을 놓치지 않고 3점포로 연결했다. 현대농구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한국은 4~5번 포지션 신장이 낮기 때문에 포스트에서 나오는 볼을 3점슛으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외곽에서 부지런히 스크린을 걸어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대표팀은 이 과정을 통해서도 수 차례 3점포를 터트렸다. 그리고 외곽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패스 게임을 펼쳐 찬스를 만들어 3점슛을 던졌다.
프로아마최강전 관계로 최근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계속 멤버가 교체되면서 조직력을 다듬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대표팀의 3점슛은 매우 돋보였다. 아시아챌린지서도 이 부분을 살려나가야 한다. 다만, 이번 평가전을 위해 급조된 튀니지가 상대적으로 수비조직력이 좋지 않았던 건 감안해야 한다.
그런데 확률상 3점슛은 매 경기 이렇게 잘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다. 때문에 플랜B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얼리오펜스 확률을 높이기 위해 수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허재호가 시험 중인 변형 지역방어의 완성도는 반드시 끌어올려야 한다. 대표팀은 지역방어를 서면서 골밑에서 장신자가 공을 잡으면 순간적으로 트랩과 로테이션을 시도했다. 허 감독은 1차전 직후 "지역방어 움직임을 수정할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하루만에 조금 더 좋아진 듯하다.
공격도 골밑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2대2 상황서 외곽만 노릴 게 아니라 골밑 공격도 적극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종현이 빠진 상황서 신장에 대한 부담이 있고, 나머지 빅맨들은 기술적으로 아시아권 빅맨들을 압도한다는 보장이 없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플랜B가 허재호의 아시아챌린지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다.
[허훈과 이정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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