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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우완투수가 부족하다. 그렇다보니 오승환 차출이 더욱 절실해졌다.”
KBO 김인식(69) 기술위원장이 오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KBO는 그 간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발휘된 김 감독의 지도력에 주목했다.
김 감독은 처음으로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06년 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가장 최근이었던 지난해 2015 프리미어12에서는 우승을 차지, 명실상부 ‘국민 감독’으로 등극했다.
김 감독은 5일 오후 서울 도곡동 KBO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사령탑을 다시 맡게 된 이유, 내년 열리는 WBC에 임하는 각오 등을 전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감독이 된 소감.
“지금부터 걱정이 많다. 항상 대표팀은 경기 시작 전까지 걱정이 많다. 경기가 다가오면 잊게 되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걱정이 앞선다.”
-감독직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는가.
“고민이 됐지만, 총재님께서 이번에 한 번만 더 맡아달라는 뜻을 전하셨다. 그 말씀에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
-걱정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꼽자면.
“대부분 한국시리즈까지 가는 팀에서 우수한 선수가 많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과정에서 부상을 당할까 걱정이다. 또한 내년 3월에 경기라 2월 중순 이후에나 소집이 가능한데, 선수들이 소속팀 스프링캠프에서도 다칠 수도 있다. 부상 때문에 조마조마하다.”
-홈에서 1라운드를 치르게 됐다. 좀 더 부담이 되는가.
“그런 것보다는 1차전을 통과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다. 상대 전력들이 만만치가 않다. 네덜란드, 대만 중에 한 팀을 무조건 이겨야한다. 득실도 작용하는 대회 규정상, 최소 실점에도 신경 써야 한다. 쉽지가 않다. 남은 기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걱정이 되는 포지션은.
“투수 부문이다. 특히 우완투수가 부족하다. 프리미어12 때도 그랬고, 최근 몇 년간 우완투수가 항상 걱정이었다. 올 시즌 리그를 봐도 숫자, 실력 부문에서 모두 우완투수가 부족하다.”
-우완투수가 부족한 상황인데, 오승환도 전력에 포함돼 있는가.
“오승환은 더욱 절실하다. 징계문제로 얽혀있는 부분이 있으나, 본인이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표하면 뽑아야 한다고 본다. 물론 기술위원회, 상벌위원회 회의를 통해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뽑아야한다는 생각이다. 감독이 되고나니까 더욱 욕심이 난다.”
-다른 메이저리거들은.
“코리안리거들이 부상을 많이 당해 고민이다. 시즌이 끝나야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 차출이 가능하다면 모두 불러서 최상의 전력을 가동할 생각이다.”
-실제 해외파 선수들과 접촉은 해봤나.
“이대호가 최근 전화온 적은 있다. 부상이 없으면 출전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박병호와도 문자로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제부터 좀 더 세부적으로 해외파 선수들과 접촉을 할 생각이다. 본인의 의사, 정확한 몸 상태, 소속팀의 의견 등을 종합할 생각이다. 추신수 같은 경우는 대표팀에 뽑혔을 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직접 트레이너를 보냈다. 부상이 있는 선수를 뽑는 게 사실상 쉽지는 않은 게 현실이다.”
-그 동안 뽑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을 생각하고 있는지.
“최종 엔트리는 아직 모르겠다. 60여명 정도를 뽑아서 거기서 점점 추려나갈 것이다. 그 안에 분명 젊은 선수들도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유격수 김하성, 외야수 고종욱, 박해민 등 물망에 오르고 있다. 마지막 28명에 들어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대표팀 전임감독제에 대한 생각은.
“벌써부터 논의가 돼왔던 부분이다. KBO와 상의를 해야 한다. 최근 10년 간 국제대회 성적이 좋다보니 부담이 될 것이고, 프로 팀 감독들은 소속팀 관리로 인해 겸직을 하기 쉽지 않다. 앞으로는 확실한 논의를 통해 전임감독제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성적은 어느 정도 예상하는가.
“걱정이 많이 된다. 예측은 할 수 없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도 우완투수가 없어 걱정을 많이 했다. 결과는 좋게 나왔으나 이번 역시 걱정이 앞선다. 고전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준비를 철저히 해 걱정을 덜어가려고 생각 중이다.”
-유희관 등 그 간 국제대회와는 거리가 멀었던 선수들을 뽑을 생각도 있나.
“60명에는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뽑을 때는 나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다. 기술위원들 나름대로의 평가가 가미된다. 단순히 성적이 아닌 세부적인 수치를 살필 예정이다. 팀 전력이 강하다 보면 투수가 타선의 지원을 받아 승리를 따는 경우도 있다. 또한 홈런타자들 가운데에서도 ‘외국투수들에게 홈런을 얼마나 쳤나’, ‘어떤 수준의 투수를 상대로 쳤나’ 등의 문제가 고려돼야 한다.”
[김인식 감독. 사진 =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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