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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JTBC의 새 예능프로그램이 2016년판 토크박스라니.
개국 5년여 만에 지상파의 경쟁자로 자리를 잡기까지 JTBC 브랜드 성장의 선봉을 담당한 것은 예능이었다. 2012년 '히든싱어', 2013년 '썰전'과 '마녀사냥', 2014년 '비정상회담', 2015년 '냉장고를 부탁해'까지. JTBC는 그간 그 해의 예능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또 기존에 존재하는 장르의 예능프로그램에 독특한 색깔을 더해 대박을 이뤄낸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님과 함께' 시리즈, '투유프로젝트-슈가맨' 등의 프로그램이 그러하다. 이밖에 아쉽게 뜨거운 반응을 얻진 못했지만 개성 강한 시도 덕분에 지금도 부활을 바라는 시청자가 존재하는 '나홀로 연애중', '속사정쌀롱' 등의 프로그램도 있다.
그렇다면 14일 첫 방송됐고, 16일 두 번째 방송을 앞둔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토크히어로'는 어떤 범주에 속할까? '토크경력만 100년이 넘는 토크 전설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들의 후계자를 발굴한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 첫 회에는 개그맨 지석진, 남희석, 방송인 박경림, 개그우먼 김신영, 슈퍼주니어 이특이 전설로 출연했고 개그맨 양세찬, 이진호, 밴드 소란 고영배, 가수 예원, 방송인 붐이 후계자로 등장했다. 이들은 주어진 주제에 어울리는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토크배틀을 벌였고 자숙 시절 일화, 폭주족으로 몰려 경찰에 붙잡힌 이야기 등을 말한 붐이 첫 '레알 토크히어로'에 등극했다.
물론 익숙하고 검증된 포맷이 만드는 웃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제작진의 말처럼 토크로만 도합 10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출연진들은 노련하게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전설과 후계자가 짝을 지어 앉아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과거의 토크박스나 타 종편채널에 가득한 떼토크쇼와 다른 것이 없었다. 익숙함을 향한 비판이 억울할 수는 있지만 꾸준히 신선한 시도로 호평을 받아온 'JTBC의 체급'에 어울리는 포맷은 아니었다.
이 같은 우려는 이후 준비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난다. 10월 방송예정인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이달의 행사왕'은 연예인의 무대를 이커머스를 통해 판매하고, 이를 행사장에 배송하는 형식을 내세우고 있다. 아직 출연자와 형식만이 공개된 프로그램을 향한 지적은 성급하지만 지금의 설명만 보면 MBC '무한도전'의 '하나마나 행사' 특집과의 차별화가 관건으로 보인다.
'토크히어로' 1회가 기록한 시청률은 연휴임을 감안해도 높다고 평하기 힘든 0.789%(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였다. 어떤 채널을 선택해도 볼 수 있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라면 시청자가 굳이 JTBC를 택할 이유는 없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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