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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송강호가 추석의 제왕의 입지를 다시 한번 굳혔다.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가 네 번째 호흡을 맞춘 스파이 스릴러 ‘밀정’은 개봉 11일째인 17일까지 누적관객 558만 4,487명을 동원했다.
뚜렷한 경쟁작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늘(18일) 중에 600만 돌파가 확실시된다. 가히 압도적인 흥행 레이스다.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밋밋한 스토리로 관객의 혹평을 받은 것이 흥행에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밀정’은 스파이 장르를 일제시대 가슴 아픈 역사에 녹여낸 김지운 감독의 연출력과 송강호의 괴물같은 연기력으로 대중을 사로 잡았다.
누가 밀정인가의 서스펜스를 자극하는 기차신을 거쳐 경성역의 강렬한 총격전 후에 벌어지는 장대한 클라이막스는 극도의 몰입감으로 관객을 끌어 들였다.
이로써 송강호는 지난 10년간 추석 최고의 흥행배우 타이틀을 다시 한번 거머 쥐었다. 그는 2013년 ‘관상’으로 913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송강호는 관상가 내경 역을 맡아 파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캐릭터를 빼어나게 연기했다.
그는 2년 뒤인 2015년 ‘사도’로 624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 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아낸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송강호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왕 역을 맡아 아들의 비극적 최후에 피눈물을 쏟아내는 연기를 탁월하게 표현했다.
그동안 추석은 코미디가 강세였다. 가볍게 웃고 즐기는 영화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광해’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송강호 주연의 ‘관상’ ‘사도’ ‘밀정’이 사랑을 받으면서 추석은 사극과 시대극이 통한다는 공식이 확립됐다.
추석은 역시 송강호다.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쇼박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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