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는 만약 실화가 아니었다면 판타지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거의 불가능한 도전에 나서는 여고생의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뭉클하게 담아낸 영화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인생 최고의 낙인 사야카(아리무라 카스미)는 공부와 담을 쌓은 구제불능 문제아로 낙인 찍힌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입시학원에서 초긍정 선생 츠보타(이토 아츠시)를 만나면서 일본 최고 사립명문 게이오 대학 입학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세운다. 담임은 비웃고, 남동생은 ‘멍청한 꿈’이라고 놀린다. 사야카는 ‘노오력’ 해도 올라가지 않는 성적에 좌절을 겪다가 한 차례 낙담한 뒤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눈물이 주룩주룩’ 등에서 감성적인 영상미학으로 두각을 나타낸 도이 노부히로 감독은 학교 커리큘럼에 적응하지 못해 낙오한 학생에게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는다. 동서남북의 위치도 모르던 ‘무지의 여왕’ 사야카가 밑바닥에서 최상위로 오르는 과정 동안 숱한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고 ‘긍정의 아이콘’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세심한 터치로 그려냈다.
“넌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두 인물의 대비를 통해 무엇이 진정한 가르침인지 깨닫게 해주는 설정도 흥미롭다. 츠보타 선생이 낮은 자세로 학생에게 다가가 용기를 북돋운다면, 사야카의 아빠(다나타 테츠시)는 고압적 자세로 아들의 프로야구 입단을 강요한다. 똑같이 긍정의 메시지를 설파하지만,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따라 ‘희망’이 될 수 있고, ‘폭력’이 될 수 있다.
구제불능이라고 온갖 멸시를 받았던 사야카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 츠보타가 서로를 성장시켜나가는 스토리는, 단순히 입시생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공감을 자아낸다.
사야카는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괜히 ‘멍청한 꿈’을 꾼 것이 아니가라고 자책한다. 그러나 멍청한 꿈이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킨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니까.
[사진 제공 = 글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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