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KBO리그 흥행을 주도하는 구단은 한화다. 그래도 여전히 '엘롯기'를 무시할 수 없다. LG, 롯데, KIA는 전국구 팬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구단이다. 잠재된 골수팬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기본적으로 엘롯기 팬들은 성적에 민감하다. 성적이 좋으면 홈은 기본이고 원정 응원석까지 꽉꽉 채운다. 그러나 성적이 나쁘면 냉정하게 돌아선다.
엘롯기가 함께 포스트시즌을 치른다면. 그 열기, 집중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하지만, 엘롯기 하면 '동반 포스트시즌'보다는 '엘롯기 동맹'이란 말이 먼저 떠오른다. '엘롯기 동맹'은 엘롯기의 동반 포스트시즌을 향한 팬들의 염원이 담긴 말이다. 최근 엘롯기의 가을야구에 좋은 기억이 많지 않다.
▲엘롯기 동반 PS 역사
1982년 KBO리그가 출범한 뒤 엘롯기가 함께 포스트시즌을 치른 건 단 한 시즌도 없었다. 작년부터 포스트시즌 참가 구단이 5개 구단으로 늘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3~4개 구단이었다. 확률적으로 특정 세 구단이 수 차례 동시에 포스트시즌에 참가하는 게 쉽지는 않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엘롯기 중 두 구단이 함께 포스트시즌을 치른 케이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동반 포스트시즌은 고사하고 두 팀이 함께 나선 케이스도 많지 않다. 1990년 LG-해태, 1991, 1992년 롯데-해태, 1993년 LG-해태, 1995년 LG-롯데, 1997년 LG-해태가 잇따라 동반 출전했다. 종종 맞대결도 치렀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는 2002년 LG-KIA, 2009년, 2011년 롯데-KIA가 포스트시즌을 함께 치렀을 뿐이다.
그동안 세 구단의 부흥기와 암흑기는 엇갈렸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한동안 포스트시즌과 인연이 없었다. 2013년, 2014년에 다시 동참했으나 지난해 다시 좌절을 맛봤다. 롯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이어 가을야구에 초대됐다. 그러나 2013년부터 다시 소식이 끊겼다. KIA도 2009년 우승 이후 2011년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올해도 엇갈린 희비
엘롯기는 올 시즌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일단 LG와 KIA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4위 LG는 3위 넥센에 6경기 뒤졌다. 그러나 5위 KIA에 2경기 앞선다. KIA는 6위 SK에 3경기 앞선다. 그러나 8위 롯데는 5위 KIA에 무려 4.5경기 뒤졌다. 잔여경기가 많지 않은 현실상 2~3경기 차는 엄청나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LG와 KIA는 사상 처음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롯데는 LG와 KIA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볼 처지에 놓였다.
LG는 리빌딩을 선언하고 실전서 투타 각 파트별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해나가고 있다. 시즌 도중 위기가 많았다. 양상문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팬들의 노골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기적처럼 9연승과 최근 5연승으로 승패 차 -14서 +2까지 올라섰다. 각 파트별 전력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KIA도 올 시즌을 사실상 리빌딩으로 삼았다. 시즌을 치르면서 크고 작은 부상자가 많았다. 경기력 기복이 심했다. 그래도 젊은 타자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시즌 막판 복귀한 투수들이 힘을 보탰다. 조금씩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LG와 KIA가 올 시즌 포스트시즌을 경험할 경우 리빌딩에 정점을 찍을 수 있다. 두 팀이 함께 포스트시즌을 치른다면 2002년 이후 14년만이다. 14년 전에도 플레이오프서 맞붙었다. LG가 3승2패로 웃었다.
반면 롯데의 추락은 충격적이다. 손승락과 윤길현을 보강, 불펜을 강화했다.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전반적으로 허약한 체질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엘롯기가 함께 포스트시즌을 치르려면 롯데의 선전이 필수다. 미래를 계산하고 달리는 LG, KIA에 비해 상대적으로 롯데가 위태로워 보인다.
[위에서부터 LG, KIA,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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