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조촐하게 혹은 화려하게.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에는 배부른 고민이다. 그러나 두산으로선 행복한 고민이다. 두산은 20일 잠실 삼성전서 승리했다. 이날 2위 NC가 수원 kt전서 패배했다. 이로써 두산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넘버는 1.
두산은 21일 휴식을 취한다. 22일에는 잠실 kt전을 치른다. 2위 NC는 21일 잠실 LG전, 22일 대전 한화전을 갖는다. 두산이 22일 kt에 패배하고 NC가 21~22일 LG, 한화에 연이어 이겨야 두산의 우승 확정일이 22일 이후로 넘어간다. 어쨌든 앞으로 두산이 단 한 경기라도 이기거나, NC가 단 한 경기라도 지면 두산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확정된다.
두산 전력상 kt에 질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NC가 LG, 한화에 연승한다는 보장도 없다. 결국 두산은 21일 혹은 22일 1995년 이후 21년만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정시기가 큰 의미는 없다. 21년만에 페넌트레이스 정상 탈환이 유력한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그래도 두산은 되도록 21~22일 우승을 확정하고 싶어한다. 이유가 있다. 김태형 감독은 시기, 장소를 떠나서 하루 빨리 한국시리즈 모드에 들어가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매일 피 말리는 승부의 세계를 사는 사령탑으로선 당연한 마음이다.
프런트는 이유가 약간 다르다. 22일 이후 홈 경기는 일주일 뒤인 29일 잠실 넥센전이다. 기왕이면 홈에서 축포를 터트리고 싶어한다. 어쨌든 페넌트레이스 우승 순간은 구단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홈에서 홈 팬들과 화려한 역사를 만들고 싶은 기대감이 큰 게 당연하다. 원정지에서 우승을 확정하면 아무래도 홈 팀, 홈 팬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두산이 홈에서 우승을 확정할 기회를 잡은 건 분명하다. 그런데 21일 NC가 LG에 지면 경기가 없는 그라운드가 아닌 각자의 집에서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 물론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아무래도 김이 새는 건 분명하다.
두산이 공개한 스케줄에 따르면, 선수단은 21일 오전 11시부터 잠실에서 간단히 훈련한 뒤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오후에는 LG와 NC가 맞대결 3~4시전부터 훈련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그라운드를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고 두산 선수들이 21일 밤 한 곳에 모여 NC가 패배하길 기다리지는 않는다. 아직 정규시즌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니 마지막 경기까지 차분하게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21일 NC가 LG에 지면 두산 선수들은 각자의 집에서 기쁨을 만끽한다. 22일 잠실 kt전에 앞서 조촐하게 세리머니를 할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KBO가 우승 확정 후 다음 홈 경기에 맞춰서 정규시즌 우승컵 전달식을 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22일에 우승을 확정할 경우 화려한 세리머니가 기대된다. 우승 티셔츠를 입고, 모자도 착용하고 감사 현수막도 펼친다. 그날 역시 NC가 한화에 질 경우 두산의 우승이 확정된다. 그러나 두산은 21일 우승을 확정하지 못하면 22일 전력을 다해 kt를 상대할 듯하다. 기왕이면 홈 팬들에게 승리를 바치는 동시에 우승 기쁨을 만끽하는 게 더욱 극적이기 때문이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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