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 '공항' 김하늘·이상윤, 불륜극? 그들은 서로에 위로였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불륜극'이라는 자극적인 단어가 만들어낸 우려를 씻어내린 첫 방송이었다. 작품은 '딸'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최수아(김하늘)와 서도우(이상윤)가 서로에게 가지는 의미를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21일 밤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극본 이숙연 연출 김철규) 1회에서는 최수아와 서도우의 운명적인 첫 번째 인연이 그려졌다.

베테랑 승무원인 최수아는 어느 날 비행을 마친 직후 "딸 효은(김환희)을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에 보내겠다"는 남편 박진석(신성록)의 통보문자를 받게 됐다. 효은은 말레이시아 행을 탐탁지 않아했고, 최수아는 그런 딸이 마음에 걸렸다.

딸을 타국으로 떠나보낸 뒤 최수아는 걱정 속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최수아에게 서도우의 전화가 걸려왔다. 서도우는 효은이 말레이시아의 국제학교에서 함께 방을 쓰게 된 룸메이트 애니(박서연)의 아빠였다.

하루 종일 효은만 떠올리는 최수아를 향해 "유난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달리 서도우는 "많이 힘드시죠?"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아이와 떨어져있는데 당연히 힘들죠. 아이가 아플 때는 내가 건강한 것도 미안하잖아요"라며 같은 상황에 처한 이만이 나눌 수 있는 공감을 최수아에게 선물했다. 최수아는 서도우 덕분에 위로 받을 수 있었다.

최수아처럼 서도우 또한 딸 애니를 그리워하는 아빠였다. 하지만 애니는 "한국으로 돌아오라"는 서도우의 제안을 번번이 거절했다. 사실 애니의 한국행을 막고 있는 것은 서도우의 아내 김혜원(장희진)이었다. 결국 견디다못해 김혜원의 뜻을 거스르고 한국행을 위해 공항을 찾았던 애니는 "돌아오지 마"라는 김혜원의 전화를 받고 충격받은 모습을 보이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딸의 사망소식을 접한 서도우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효은으로부터 애니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해하던 최수아는 서도우와의 통화를 통해 애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효은이가 불안해하면 꼭 한국으로 데려가세요"라는 서도우의 조언에 최수아는 딸의 손을 잡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인사를 나눴다. 뒤늦게 서도우의 얼굴을 기억해낸 최수아는 "서도우씨 맞죠? 안녕하세요. 저 효은이 엄마에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첫 방송 전 '공항가는 길' 측은 '두 주인공이 겪는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라는 추상적인 표현으로 작품을 설명했다. 덕분에 유부남, 유부녀인 최수아와 서도우의 설정만이 부각돼 방송 전부터 '불륜극'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번째 사춘기'라는 표현은 절묘했다.

감정을 공감해주지 못하는 배우자, 떠나보낸 딸 등의 이유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두 인물을 위로할 수 있는 존재는 바로 같은 고민을 가진 서로였다. 사춘기의 청소년들이 같은 시기를 보내는 친구를 통해 위로를 얻는 것처럼, 앞으로 두 번째 사춘기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겐 서로가 그런 존재가 되어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첫 방송이었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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