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잘할 땐 급이 다른 선수였는데, B급으로 보일 때도 있었다.”
서울 SK의 기대를 받고 있는 단신 외국선수 테리코 화이트(26, 192.5cm)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화이트는 지난 22일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첫 경기에 출전, 첫 선을 보였다.
화이트는 이날 30분 23초 동안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0득점에 2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을 곁들였다. 3점슛은 5개 가운데 2개를 넣었다. 다만, SK는 후반 수비가 무너져 95-100 역전패를 당했다.
문경은 감독은 화이트의 경기력에 대해 크게 2가지 진단을 내렸다. “득점은 좋았다”라는 게 가장 먼저 꺼낸 코멘트였다.
화이트는 돌파력, 슈팅능력을 두루 갖춘 스코어러 타입으로 시즌 개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전희철 코치는 “원 드리블 이후 점프슛이 특히 좋다”라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문경은 감독은 화이트의 공격력도 결국은 ‘리그 적응’이라는 산을 넘어야 발휘될 것이라며 신중함을 보였다. 문경은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화이트의 경기력에 대해 묻자 “잘할 땐 급이 다른 선수였는데, B급으로 보일 때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편차가 컸다는 의미다.
문경은 감독은 이어 “결국은 적응이 문제다. 누가 막느냐에 따라 공격을 다르게 전개할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선수가 막으면 달아나면서 슛을 던질 필요가 없다. 안드레 에밋(KCC), 애런 헤인즈(오리온)가 수비수를 체크하고 하는 공격을 잘하는 선수들”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첫 경기는 합격점이었다. 화이트는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오세근, 이정현 등이 수비할 땐 최대한 골밑으로 접근해서 공격을 시도했다. 상황에 따라 돌파 또는 포스트업을 구사했다. 자유투를 12개나 얻어낸 원동력이었다. 공간이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3점슛을 시도하기도 했다.
문경은 감독이 아쉬워한 항목은 리바운드였다. 문경은 감독은 “외곽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어 2리바운드밖에 못했다. 평균 6~7리바운드 정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부분만 빼면 화이트는 괜찮았다”라고 말했다.
시즌 첫 경기서 패했지만, SK에겐 전력을 다듬을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 KGC인삼공사전 이후 6일간 휴식을 취해 오는 29일 홈에서 고양 오리온을 상대한다.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전력이 강한 팀인 만큼 오히려 SK의 진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일전이 될 것이다.
SK는 2012-2013시즌에도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치른 시즌 첫 경기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지만, 전열을 다듬어 이후 10경기 가운데 9승을 따냈다. SK가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데 동력으로 작용한 부분이었다.
SK가 또 한 번 첫 경기 패배를 딛고 상승세를 그릴 수 있을까. 화이트가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라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연습경기에서 두 얼굴이었던 화이트가 정규리그를 맞아 급이 다른 외국선수로 자리매김할지, 리바운드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궁금하다.
한편, 화이트는 SK의 정규리그 첫 경기서 30득점 이상을 올린 역대 5번째 외국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스테판 브래포드, 테런스 섀넌은 KBL 경력 외국선수였다. 신입 외국선수 가운데에는 팀 창단 멤버 레지 타운젠드, 웨슬리 윌슨에 이어 3번째 사례다.
▲시즌 첫 경기 30득점 이상 올린 SK 외국선수
1997-1998시즌 레지 타운젠드 32득점(vs 나산)
2003-2004시즌 스테판 브래포드 30득점(vs 오리온스)
2005-2006시즌 웨슬리 윌슨 30득점(vs KT&G)
2008-2009시즌 테런스 섀넌 36득점(vs 삼성)
2016-2017시즌 테리코 화이트 30득점(vs KGC인삼공사)
[테리코 화이트.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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