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정국면이다.
한화가 3일 김성근 감독 유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KBO 감독시장도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애당초 정규시즌 직후 적지 않은 구단이 감독을 교체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심지어 유니폼을 갈아입고 커리어를 이어갈 감독이 나올 수 있다는 말도 나돌았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10개 구단 중 4개 구단이 감독을 바꿨다. 큰 폭의 물갈이다. 6위, 9위, 10위에 그친 SK, 삼성, kt가 김용희 전 감독, 류중일 전 감독, 조범현 전 감독 시대를 끝냈다. 트레이 힐만 감독, 김한수 감독, 김진욱 감독 시대를 열어젖혔다. 류 전 감독의 퇴진이 놀라웠지만, 세 구단은 기존 감독과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자연스럽게 체제를 정비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과 염경엽 전 감독의 결별이 가장 쇼킹했다. 염 전 감독은 계약기간 1년을 남겨두고 자진사퇴 했다. 구단 운영방향을 두고 염 전 감독과 구단의 뜻이 맞지 않았다는 소문이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 넥센은 지도자 경력이 없는 장정석 운영팀장을 감독으로 선임, 프런트 중심의 야구를 펼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염 감독이 당장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지 않으면서 올 시즌 감독의 내년 시즌 타 구단 이적은 성사되지 않았다. 어쨌든 넥센의 염 전 감독 결별과 장 감독 영입 과정은 매끄럽지도 않았고 유사한 케이스도 없었다.
아직 KBO 감독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은 남아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NC와 김경문 감독의 계약기간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NC는 본격적으로 김 감독과의 재계약에 대한 고민에 들어간다. 김택진 구단주의 의중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두산에 21년만에 통합우승, 사상 첫 한국시리즈 2연패를 안긴 김태형 감독의 행보도 봐야 한다. 재계약 규모가 초미의 관심사다. 두산은 전반기 직후 김 감독과의 3년 재계약을 확정 및 발표했다. 한국시리즈서 해피엔딩을 맞이하면서 김 감독의 주가는 더 올라갔다. 김 감독은 지난 2년간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7억을 받았다. 계약금은 몰라도 연봉이 크게 올라갈 게 확실시된다.
올 가을 KBO 감독시장의 대혼전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구단들의 의도는 명확하다. 성적도 성적이고, 구단을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이끌어주길 바란다. 넥센처럼 프런트 중심의 야구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드러낸 구단도 있지만, 대부분 구단은 새 감독과 철저히 영역을 분리, 조직경영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한 야구관계자는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은 잡음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성적이 나지 않는 과정과 이유를 추적해보면 구단과 현장의 케미스트리에 문제가 있는 게 당연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팀 성적과는 별개로 특정 파트에서 지속적으로 파열음이 난다면 조직의 순환과정, 현장과 프런트의 의사소통과정을 되짚어봐야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단들은 시즌을 마치면서 감독들의 계약기간과는 별개로 한 해를 돌아보면서 조직을 정비한다. 그에 따라 감독을 교체하기도 했고, 단장을 새롭게 영입하기도 했다. 또 기존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도 했다.
야구단이 거대해지면서 감독을 바꾼 구단들도, 바꾸지 않은 구단들도 고민이 많다. 중요한 건 감독 교체 여부가 아닌 조직관리의 효율성이다. 야구단이라는 조직이 꾸준히 효율적으로 돌아가야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선수들을 육성하면서 장기적으로 명문구단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두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감독시장이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구단들도 체제 정비에 속도를 올리게 됐다.
[위에서부터 장정석 감독, 김한수 감독, 김진욱 감독,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삼성 라이온즈 제공, kt 위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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