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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이것이 진짜 재난이다!"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 배급 NEW)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없이 찾아온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맞이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다. 올해 전례없는 지진 사고가 속출하는 실제 상황 속에서, '연가시' 박정우 감독이 4년 간 기획해 만든 작품이다. '판도라'는 위와 같은 카피로 영화를 소개했다.
올해에는 유독 사회고발 영화와 재난 영화가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고 사랑받았다. 영화 '부산행'에서 "저것들 다 떼버리고 출발하자"라며 대국민 분노를 양산한 용석(김의성)은, 어쩌면 지극한 이기심의 사회를 대변했던 인물이었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의 현실은 지옥보다 더 무서웠지만, TV 속 정치인들은 당황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허무맹랑한 말 뿐이었다.
이어 '터널'에서도 정치인들의 무능력한 모습은 고스란히 나타난다. '부산행'에 비해, 정치인을 꼬집는 태세보다는 각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그로 인한 선택이 개연성있게 그려지는데 그 와중 김해숙이 연기한 장관 역할은 관객들에게 악역처럼 비춰졌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극 중 장관은 터널 속 사람이 갇힌 위급한 상황 속에서 정수(하정우)의 아내 세현(배두나)와 기념사진을 찍는다. 2014년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씁쓸한 대목이다.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은 또 어떠한가. "어차피 대중들은 개돼지입니다"라는 논설위원 이강희(백윤식)의 대사는 실제로 정치인이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파장을 낳았다. 또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 속 안남시장 박성배(황정민)는 그 어떠한 악역보다도 더 한 악마로 그려지는데, 그야말로 '아수라판'이 아닐 수 없다.
지진과 원전고리 사태를 리얼하게 조명하는 '판도라'에 이어, 영화 '마스터'는 강동원, 이병헌, 김우빈 세 사람이 만났다는 화제성 뿐만 아니라 조 단위의 사기 사건의 추격전을 그리는 가운데 통쾌한 풍자성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고 있다.
또 배우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주연의 '택시운전사'는 1980년,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취재에 나선 독일기자를 우연히 태워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로 5.18 광주 민주화운동 속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이어 김상경, 김옥빈 주연의 '일급비밀'은 군 내부 비리 사건을 다루며 최민식, 곽도원, 심은경, 류혜영, 라미란 등이 출연하는 '특별시민'은 3선 시장에 도전하는 서울시장과 정치권 이야기를 다룬다.
앞서 '변호인'이 개봉을 앞두고 여러 잡음이 일었지만 누적 관객수 1,137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10위 영화를 기록했다. 사회풍자, 세태고발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는 까닭은 현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답답한 마음이 극장가로 발걸음을 잡아끄는 것일 수 있겠다. 2시간의 세태풍자 영화를 보며 통쾌해하고 울고 웃는 과정 속에서, 실제 사회 속에서도 통쾌한 해피엔딩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사진 = CJ엔터테인먼트-NEW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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