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서울 삼성이 서울 SK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88-84 승리를 따낸 지난 6일 잠실실내체육관. 결정적인 득점과 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주도한 김태술이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라고 말한 선수가 있다. 센터 김준일(24, 201cm)이었다.
김준일은 이날 선발 출전, 23분 33초 동안 17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1블록을 기록했다. 김태술은 “라틀리프, 크레익도 스크린을 많이 걸어주는데 특히 (김)준일이가 도움을 주려는 움직임을 많이 한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의견도 제시한다. 밖에서 본 것보다 더 열정적인 선수다. 팀을 위해 희생하려는 모습이 좋다”라며 김준일을 칭찬했다.
실제 김준일은 이날 동점으로 맞선 경기종료 1분여전 김태술의 3점슛을 어시스트했다. 삼성은 이후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은 채 경기를 마쳤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는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에 걸린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대신해 꾸준히 득점을 쌓기도 했다.
김준일은 올 시즌 6경기서 평균 25분 5초 동안 12득점 4.3리바운드 1스틸 0.8블록을 기록 중이다. 출전시간은 지난 시즌에 비해 약 40초 줄었지만, 오히려 득점은 소폭 증가했다. 제한된 시간 내에서 생산성을 뽐내고 있는 셈이다.
삼성이 단신 외국선수로 마이클 크레익을 선발, 김준일의 2~3쿼터 출전에는 다소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에도 에릭 와이즈가 가세한 후 나타난 현상이었다. 다만, 잔부상을 안고 있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에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물론 고충도 있었다. 김준일은 시즌 개막 직후 외곽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포스트업 능력이 있는 선수인데 함지훈(모비스)처럼 하더라”라며 웃은 이상민 감독은 “최근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외국선수들 역시 김준일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골밑에서 공격하라는 얘기를 했단다.
제한된 시간에서 생산성을 뽐내고 있지만, 김준일은 기록이 아닌 팀 승리에 의미를 두고 있다. “신인 때 개인기록은 좋았지만, 팀 성적이 나빠 아쉬웠다. 지금은 라틀리프, (문)태영이 형 등 득점능력이 있는 선수가 많다. 나는 수비, 스크린, 리바운드 등 궂은일로 팀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준일의 말이다.
삼성은 6경기에서 5승 1패, 고양 오리온과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전문 슈터 부재는 여전한 아킬레스건이지만, 김태술이 부활한데다 외국선수들도 꾸준히 제몫을 하고 있다. 문태영은 3점슛까지 적극적으로 시도 중이다. 여기에 김준일의 궂은일까지 더해졌다. 선수들의 역할 분담이 어느 때보다 원활한 삼성의 시선이 높은 곳을 향할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김준일.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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