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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시장이 2017시즌 순위판도를 바꿀 수 있다.
11일 개장하는 KBO리그 FA시장. 초특급 선수들이 쏟아진다. 국내 최고의 좌완 트리오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국내 최고 왼손타자 최형우가 빅4다. 이밖에 우규민, 이현승, 나지완, 황재균, 김재호, 이호준, 정성훈, 이진영 등 수준급 선수들도 대기 중이다.
빅4에 의해 투타 최고금액 윤석민(KIA, 4년 90억원), 박석민(NC, 4년 96억원)의 몸값을 훌쩍 넘어 공식적으로 100억원 시대가 열릴 게 확실하다. 이들은 해외진출이라는 옵션도 갖고 있다. 빅4의 원소속구단은 물론 몇몇 타 구단들도 빅4에게 화끈하게 돈다발을 풀 준비가 돼있다는 말이 들린다. 현 시점서 당연히 빅4의 원 소속팀 잔류는 확신할 수 없다.
구단들이 빅4는 물론이고, 위에 거론한 대다수 FA들의 거취에 신경을 쓰는 건 단 하나다. 2017시즌 순위판도 때문이다. 그들의 행선지에 따라 내년 판도가 확 바뀔 수 있다. 대부분 어느 팀에 가도 엔진 노릇을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일단 SK와 KIA는 김광현과 양현종을 국내 타 구단에는 절대 빼앗기지 않겠다는 기류가 형성돼있다. 반면 모기업의 씀씀이가 예전 같지 않은 삼성이 최형우와 차우찬을 모두 붙잡을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내 타 구단들의 움직임들도 변수다. 혹시 빅4 중 1~2명이라도 타 구단으로 이동하거나 해외로 나간다면 내년 판도는 확 바뀐다.
심지어 나머지 FA들에 의해서도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은 있다. 통합우승을 달성한 두산은 김재호와 이현승을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물론 김재호가 빠져나가면 이원석을 3루에 놓고 허경민을 유격수로 이동시키면 된다. 이현승이 빠져나가면 이용찬을 중심으로 불펜진을 재설계하면 된다. 그러나 이원석도 FA 자격을 얻는다. 허경민은 청소년대표 시절까지 명유격수였지만, 막상 최근 수년간 유격수 경험이 거의 없었다. 2루수 오재원의 공격적인 수비가 돋보였던 것도 차분한 유격수 김재호가 안정감을 심어줬기 때문이었다. 또한, 현 시점서 팔에 이어 어깨에도 부상한 정재훈의 향후 행보는 불투명하다. 적은 나이도 아니다. 그래서 두산이 김재호와 이현승을 타 구단에 빼앗기면 전력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원석이 FA를 선언해도 무조건 잡아야 한다.
만약 김재호가 유격수가 필요한 타 구단으로 이적한다면. 상위권 판도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중심타선의 화력이 2% 부족했던 KIA와 LG가 만약 최형우를 붙잡는다면. 두 팀은 단숨에 우승후보까지 거론될 수 있다. 두산 역시 2년 전 FA로 영입한 장원준 효과가 엄청났다.
올해부터 FA와 원 소속구단의 우선협상기간이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다. FA 시장은 공식적으로 11일에 시작되지만, 이미 에이전트들과 10개 구단 사이의 은밀한 밀고 당기기는 시작됐다. 11일부터 대형계약이 쏟아질 게 확실하다. 이적생이 늘어날수록 내년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위), 최형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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