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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희귀병으로 투병 중인 신동욱이 자신 그리고 자신처럼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소설을 출간했다.
22일 오후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소설 '씁니다, 우주일지'를 집필한 배우 신동욱의 소설가 데뷔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는 작가로서의 신동욱의 첫 행보다. 앞서 신동욱은 지난 2010년 현역 입대 후 훈련 중 희귀병인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판정을 받고 의병 제대, 연예계 활동을 쉬며 치료에 전념해왔다. 최근에는 지난 2010년 SBS 드라마 '별을 따다줘' 이후 6년만에 JTBC '말하는대로' 녹화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이날 신동욱은 소설 집필 계기를 묻자 "2013년에 팬들 때문에 강제 소환당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몸을 회복해서 뻔뻔하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제가 생각해보니까 컨디션이 회복되지도 않고 언제를 기약할 수를 없기에 '어떤 방법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그게 글쓰기였다. 그러다 보니 소설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이유는 제가 조금 아팠는데 저 같이 갑자기 시련을 겪은 사람들이 삶의 의욕을 잃는 분들이 많다. 그러신 분들에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보시라고, 하실 수 있다고, 스스로 시련을 겪어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글을 쓰게 됐다. 또 거창한 내용은 아니고, 사실 제가 읽고 싶은 내용을 쓴 것이기도 하다"고 세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신동욱의 첫 장편소설이자 데뷔작인 '씁니다, 우주일지'는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주인공이 우주로 떠났다가 표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외롭고 힘들었던 작가의 삶을 주인공을 통해 고스란히 표현해냈다는 후문이다.
신동욱도 소설을 쓰며 가장 외로웠던 점으로 외로움을 꼽았다. 신동욱은 "글을 쓰기 위해 우주에서 표류하는 사람의 심리를 조금이나마 표현하고 싶어 1년 정도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철저히 전화를 받지 않고 걸지 않고, TV도 안 보고 모든 걸 통제했다"며 "사람과 말하기 시작한 게 한 달이 채 안 됐다. 외로움이 가장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우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그가 '우주 덕후' 이기 때문. UFO를 직접 본 경험도 있다고. 신도욱은 "저도 사실 끝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이렇게 마칠 수 있게 돼 안심이 된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직까지 우주에서 표류하다 착륙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건강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은 전에 비해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진 상황이라고. 신동욱은 "다른 분들이 CRPS 때문에 의병 전역하신 줄 안다. 그것이 한 가지 이유다. 허리 협착증까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의병 제대를 명받았다"면서 원하면 군대에 가지 않을 수 있었지만 "여러분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릴 길은 제가 연기를 잘 하고, 군대에 가서 여러분을 지켜드리는 일"라고 말했던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재활 운동 끝에 군 입대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 제가 다쳐서 진단서를 처음 받았을 때는 막막했다. 솔직히 말씀드려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만기전역 해야 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였다. 군의관님에게도 부탁을 했다"면서 "더 먼저 전역을 명령 받았어야 하는데 나을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고 했다. 최대한 늦췄었는데 군병원에서 전신 MRI를 찍다가 숨겨왔던 허리가 걸렸다. 두 가지 항목이 있으니 절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본의 아니게 군대에서 쫓겨나게 됐다"고 말했다.
꾸준한 치료 끝에 몸 상태가 과거 보다 좋아졌지만 아직도 왼손의 통증이 심하며,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고통 때문에 기절한 적도 있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초기 치료가 중요했다는 신동욱은 "초기에 진료를 잘 받아, 군 병원 분들의 많은 도움을 받아 재활 치료도 열심히 해 많이 좋아졌다"면서도 "제가 왼쪽 손이 안 좋다. 사실 왼쪽 손 중에서도 전체가 아픈 게 아니다. 윗부분 감각은 거의 비슷한데 아랫부분의 감각이 예민해졌다. 예전에는 만지거나 다른 자극에도 버티질 못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일상생활을 할 정도는 됐다. 어느 정도 물건을 잡고 만질 수 있는 정도는 됐다.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게 추위에 대한 통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커터칼날을 쫙 뽑아서 제 손이 슬라이스 당하는 느낌이다. 그것이 겨울에 느끼는 감각이다. 예전에는 조그만 충격에도 못 견뎠는데, 런던올림픽 한일전에서 박주영 선수가 세 명인가를 제치고 멋진 골을 넣었다.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는데 기억이 없더라. 아파서 한 시간 정도 기절해있었다. 대충 그런 느낌"이라고 전해 그가 느낄 고통을 짐작할 수 있었다.
향후 연기 활동도 눈길을 모으는 부분. 신동욱은 "연기 하고 싶다는 약속을 하고 싶은데, 약속까지는 못 드리겠다"며 "저도 잘 모르겠다. 들쑥날쑥하다. 좋았다 안 좋았다 한다. 약속까지는 드릴 수 없지만, 많이 좋아지고 있고 일상생활을 할 정도까지는 온 것 같으니까 더 좋아지면 꼭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하겠다"고 말해 배우 신동욱의 모습도 기대케 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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