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시즌 전에 고사를 안 지내서 그런가…. 굿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싶다.”
부산 kt에게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외국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크리스 다니엘스가 잦은 부상으로 1경기도 소화하지 못한 가운데 김우람(발바닥), 김종범(안면), 민성주(무릎), 조성민(무릎)까지 부상 때문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맏형 박상오(35, 196cm)마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박상오는 지난 20일 원주 동부와의 홈경기 도중 뒤꿈치 부상을 입었다. 수비진영으로 돌아가는 과정서 스틸을 시도하다 착지를 잘못한 것.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22일 열리는 울산 모비스와의 홈경기는 결장한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붓기가 안 빠졌다. 아직 걷는 게 불편하다. 하루 종일 치료받고, 얼음찜질도 하고 있다”라고 몸 상태에 대해 전한 박상오는 “일단 26일 경기(전주 KCC전)에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하는 게 프로팀의 숙명이지만, 올 시즌 kt는 유독 부상자원이 쏟아지고 있다. ‘하늘이 외면한 팀’이라는 잔인한 표현까지 뒤따를 정도다. 박상오 역시 “시즌 전에 고사를 안 지내서 그런가…. 굿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싶다”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박상오는 이어 “다만, (최)창진이와 (박)철호는 시즌 개막 전에 다쳤던 선수들이다. 아예 전력에서 제외한 채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고 보면 다친 선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라며 애써 위안 삼았다.
박상오는 소속팀을 상위권으로 이끄는 게 익숙한 선수였다. kt를 2009-2010시즌부터 3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로 이끌었고, kt가 창단 첫 정규리그 1위 및 정규리그 최다승(41승) 기록을 세운 2010-2011시즌에는 정규리그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잠시 서울 SK에서 뛸 때도 화려한 길을 걸었다. 박상오는 SK에서 소화한 3시즌 모두 플레이오프를 경험했고, SK가 창단 첫 정규리그 1위(2012-2013시즌)를 차지할 때에도 주축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SK에서의 ‘3년 약정’을 마치고 친정팀으로 돌아온 후는 가시밭길이다. kt는 지난 시즌 23승 31패 7위에 그쳤고, 올 시즌 역시 2승 9패 9위에 머물러있다.
박상오는 “매 시즌 하위권에 머물던 팀 선수들의 마음을 알겠다. 인생이 주는 교훈 아니겠나. 좋은 성적은 다 돌고 도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박상오는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시즌도 초반에 선전해서 5할 승률을 유지했던 적이 있다. (조)성민이가 다친 후 기세가 꺾였던 것”이라고 운을 뗀 박상오는 “12월초에 다니엘스가 돌아오면 반등하는 것도 가능하다. 3라운드부터 승부를 걸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박상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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