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마이데일리 = 김지은 기자] 비욘드클로젯을 이끄는 고태용 디자이너에게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두가지가 있다. 바로 선글라스와 안경. 두 아이템으로 교묘히 눈을 가린채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생눈’을 봤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레어템’을 건졌다.
그의 ‘생눈’으로 말하자면 틴티드 선글라스를 쓴 고태용 디자이너의 모습을 본 한 누리꾼이 ‘고태용 디자이너가 눈을 보이다니’라고 감탄을 했을 정도. 이 이야기를 전하자 고태용 디자이너는 놀라면서 “정말요? 시력 1.8이에요. 안 써도 돼요”라고 답했다. 인터뷰 중 보였던 가장 큰 반응이다.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 서울 신사동 비욘드클로젯 쇼룸에서 만난 고태용 디자이너는 날카롭고 영리하면서 동시에 소년의 쑥스러움도 지닌 반전매력의 소유자였다.
고태용 디자이너를 가까이서 본 첫 느낌은 딱 ‘좀 논다는 동네 형’이었다. 무서워 보인다는 기자의 말에 절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쑥스러움이 많단다. 그래서 패션쇼 피날레 때 선글라스를 쓰고 옆으로 서서 슬쩍 인사하고 사라지냐니까 멋쩍게 웃는다.
“안경이 마음의 창이에요. 좋은 매개체죠. 피날레를 할 때 가장 행복하면서도 떨려요. 벌써 10년째 서는데 아직도 아무 것도 안보여요. 머릿속이 하얘지죠. 누가 왔는지 보고싶은데 보이지가 않아요. 여유롭게 무대 중간까지 나가는 선생님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시다고 생각해요.”
수줍음에 대해 말하던 고태용 디자이너는 ‘일’ 이야기에 금세 표정이 변했다. 진중했고 꾸밈이 없었다. 그저 옷 만드는 것이 좋고 즐거운 ‘옷쟁이’였다.
그는 트렌드를 알기 위해 끊임없이 보고,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책을 많이 봤지만 현재는 휴대폰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마감한다고. 오전 6시 가량에 일어나서 1시간 동안 뉴스를 보면서 시대의 흐름을 알아가고, 해시태그로 ‘비욘드클로젯’을 검색하고 댓글을 보면서 브랜드의 방향성을 생각한단다.
그렇게 고태용 디자이너의 하루를 책임지는 비욘드클로젯이 어느새 10주년을 앞뒀다. 이를 기념하고자 해외 및 국내 아티스트와 협업을 비롯해 서울패션위크, 비욘드클로젯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한 기부다. 지금의 비욘드클로젯이 만들어지는데 8할을 ‘국민개티’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공익단체에 기부를 하는 정도였지만 색다른 방법을 시도할 예정이에요. 집짓기를 비롯해 해외 아티스트와 작업한 결과물을 통한 기부를 하려고 계획중이죠. 그 과정에서 ‘국민개티’를 뛰어넘는 아이템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어요.”
서울패션위크에서는 고태용 자신을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려고 준비 중이다. 옷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최근에 빠져있는 장소와 노래, 감성을 담았고 자연스레 많이 접하는 유스컬처로 이어졌다. KBS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속 교복을 제작해 주목받았고, 계속해서 아이비리그의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컬렉션을 선보인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비욘드클로젯이 마이 라이프(My Life)가 됐어요. 영감 역시 제 삶에서 얻으니깐요. 다음 컬렉션도 저만의 세계인 아이비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할거예요. 아이비리그에 고태용의 현재 삶과 아이덴티티를 결합했죠. 그래서 컬렉션 콘셉트를 ‘마이비리그’로 잡았어요. 제 세상에 대한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창간인터뷰②]에 이어집니다.
[고태용.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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