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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완벽한 레슬링을 하는 게 꿈이다."
김현우(삼성생명)는 리우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75kg급 1회전서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에게 5-7로 패배했다. 2-6으로 뒤진 상황서 패시브를 얻어 1점을 따냈고, 4점짜리 메치기를 성공, 승부를 뒤집었으나 심판진은 김현우의 4점 공격을 2점만 인정했다. 한국은 즉각 제소하려고 했으나 훗날 불이익을 우려, 패배를 받아들였다.
김현우에게 이 승부가 아쉬웠던 건 단순히 올림픽 금메달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닌 '완벽한 레슬러'에 초점을 맞춘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현우가 당시 그 경기를 잡았다면 완벽한 레슬러의 진화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었다. 블라소프는 75kg급 최강자이자 세계랭킹 1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현우는 외부적인 변수로 눈물을 삼켰다. 마이데일리 창간 12주년을 맞아 만난 김현우도 좀 더 완벽한 레슬링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보조 스타세비치(크로아티아)와의 동메달결정전 시작과 동시에 오른쪽 팔꿈치를 다쳤지만,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따낸 것도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하고 최대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한 자기암시가 있었다.
김현우는 "런던올림픽(66kg급 금메달) 때는 정말 자신이 있었다. 런던에 맡겨놓은 금메달을 가지러 가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지는 건 두렵지 않았지만, 후회가 남는 게 두려워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허전함이 있었다. 그는 "금메달을 땄지만, 기술적인 면에선 부족했다"라고 했다.
20대에 이미 그랜드슬램(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을 달성한 최강 레슬러. 그러나 김현우는 자신을 완벽한 레슬러라고 여기지 않았다.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는 동력이었다. 그는 "금메달을 목표로 하기보다 더 좋은 경기력,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마음으로 준비했다. 김현우라 하면 정말 레슬링을 잘하는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실제 66kg급서 75kg급으로 체급을 올리면서 그만큼 파워와 근력을 키웠다. 그리고 스탠드 기술 업그레이드에 전력을 다했다. 김현우는 "스탠딩 자세에서 상대와 맞잡았을 때 쓸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다"라고 했다. 결국 스탠딩, 패시브일 때 사용할 수 있는 테크닉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현우는 지난 9월 6일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기약 없는 재활 중이다. 일단 내년 상반기에도 정상적인 출전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당분간 여유 있게 재활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내 목표는 같다. 더 좋은 경기력, 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룰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김현우는 "올림픽 이후 룰이 또 변했다. 이제 파테르가 사라졌다. 어떤 변수가 나올지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국제대회서는 간혹 갑자기 실력이 확 좋아지는 선수들이 보인다. 언제 어디서 누가 나타날지 모른다"라고 했다. 재활을 하면서도 세계레슬링계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미리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김현우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다면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역시 단순히 금메달이 목표는 아니다. 절대적인 수준에서 완벽한 레슬러, 최강의 레슬러가 되는 게 진정한 목표다.
그의 나이는 아직 만28세. 지금도 무섭지만, 앞으로 더 무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이 더 무섭다.
[김현우. 사진 = 용인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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