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꽃창무’에겐 SK가 기회의 땅이었다. 이전 팀들에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었지만, 오히려 SK에서는 쏠쏠한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 SK 센터 송창무(34, 205cm)가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서 벤치멤버로 팀의 골밑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송창무는 올 시즌 4경기서 평균 12분 52초 동안 3.2득점 3리바운드 0.3블록을 기록했다. 이전 3시즌 모두 평균 4분도 소화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2007-2008시즌 데뷔 후 줄곧 창원 LG에서 뛰었던 송창무는 2014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 삼성으로 이적했다. 연봉 2억 3,200만원은 과한 투자라는 평이 많았지만, 센터 자원이 없는데다 8위에 그쳤던 삼성으로선 전력 보강이 필요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송창무를 영입한 후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센터 김준일을 지명했다.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부터 송창무가 설 자리는 줄어든 셈이다. 실제 송창무는 삼성에서 뛴 지난 2시즌 동안 평균 3분 40초를 소화하는데 그쳤다. 송창무는 2015-2016시즌 종료 직후 조건 없이 SK로 트레이드됐다.
LG에서의 마지막 시즌(평균 3분 27초)에 이어 삼성에서도 기회를 얻지 못해 마음고생이 컸을 터. “팀(삼성)이 잘 되기 위한 선택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운이 안 좋았던 것 같다. LG에서도 (김)종규가 들어온 후 밀려났고, 입지도 줄었다”라고 운을 뗀 송창무는 “이상민 감독님도 ‘안 보내고 싶었지만, 너를 위해서 내린 선택이다’라며 격려해주셨다”라고 덧붙였다.
스스로도 SK로의 이적을 반겼다. 솟아날 구멍이었기 때문이다. 송창무는 “어쨌든 나를 필요로 한 팀이었기 때문에, SK라면 조금이라도 더 뛸 기회가 주어질 것 같았다. 문경은 감독님 역시 ‘삼성보다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하셨다. 얼마나 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심적으로는 편했다”라고 말했다.
SK 이적 후 첫 경기(10월 30일 LG전)에서는 1분 43초만 뛰었지만, 2번째 경기는 선발 출전이었다. 문경은 감독은 지난 11일 원주 동부와의 홈경기서 송창무를 선발 투입했다. 동부의 높이에 맞서기 위한 용병술이었다. 송창무가 선발 출전한 것은 삼성 소속이던 2015년 2월 6일 전주 KCC전 이후 644일만이었다.
송창무는 문경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1쿼터에 팀의 첫 득점을 책임졌던 송창무는 이후 파울 트러블에 걸린 코트니 심스를 대신해 동부 외국선수들에 맞서기도 했다. 4쿼터에는 파울아웃되기 전까지 골밑득점에 이은 추가 자유투, 속공득점으로 SK의 재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송창무는 “사실상 홈에서 치른 첫 경기가 선발이었다. 솔직히 선발로 나가니 기분 좋더라. SK 팬들 앞에서 조금이나마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더 좋았다”라고 말했다.
송창무는 지난 23일 서울 삼성과의 원정경기에도 선발 출전,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김준일에 맞서 터프한 몸싸움을 펼쳤다. 비록 SK는 심스가 결장한 가운데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지만, 송창무의 활약상만큼은 반가운 부분이었다. 송창무는 삼성전서 21분 41초 동안 6득점 7리바운드 1블록을 기록했다.
송창무는 삼성전에 대해 “심스 없이 잘했지만, 결국 졌기 때문에 많이 아쉽다. 우리 팀은 1라운드부터 아쉽게 진 경기가 많다. 대부분 실수, 소극적인 모습 때문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송창무는 이어 “내 위치는 식스맨이다. 곧 심스가 복귀하고, 내년 초에는 (최)부경이도 돌아온다. 그전까지는 어느 타이밍에 들어가도 동료들이 더 활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골밑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 선배로서 더 적극적으로 궂은일을 많이 해서 팀 사기를 끌어올리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송창무.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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