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1월 14일. 서울 양재동 The-K호텔서울에서는 2016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이 열렸다. 신인왕과 MVP가 결정되는 자리다. 더스틴 니퍼트와 최형우가 경쟁을 펼친 MVP 투표와 달리 신인왕과 관련한 관심사는 '선수 vs 선수'가 아니었다.
관심사는 신재영(넥센 히어로즈)이 '만장일치 신인왕이 되느냐, 못 되느냐'였다. 그만큼 2016시즌 신재영의 활약은 신인 중 압도적이었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신인 뿐만 아니라 투수 전체로 보더라도 다승 3위(15승), 평균자책점 7위(3.90) 등 투수 전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신재영은 만장일치 신인왕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유효표 93표 중 90표는 그에게 1위표를 던졌다. 비록 만장일치는 아니었지만 성적과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결과였다. 한국나이로 28살인 신재영이 '늦깎이 신인왕'이 되는 순간이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군 무대조차 한 경기도 오르지 못했던 신재영은 이제 야구팬이라면 대부분 아는 선수가 됐다. 마이데일리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숫자 1부터 12를 통해 '꿈만 같은 한 해'를 보낸 신재영과 그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봤다.
[1: 1군 첫 시즌]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본인조차 현재 모습은 상상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상상은 했다(웃음). '나도 15승 하고 싶고, 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했다. 작년 마무리 훈련부터는 계획과 목표를 확실하게 갖고 시작했던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우선 몸을 잘 만들어서 좋은 밸런스로 공 던지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그 이후 1군에 진입해서 중간계투로 나가고 싶었다. 운이 좋게 잘 풀린 것 같다"
[2: 팀내 두 번째 신인왕] 2012년 서건창에 이어 넥센 소속으로는 두 번째 신인왕이다
"(서)건창이랑 동갑이기는 하지만 됐다는 것 자체로 기쁘다. 또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기도 하다"
[3: 다승 순위] 올해 15승을 올리면서 다승 공동 3위에 올랐다. 15차례 승리 중 기억에 남는 승리가 있다면?
"첫 승(4월 6일 대전 한화전)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10승, 15승 등 성과를 이뤘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첫 경기를 고향에서 해서 '조금 더 잘해야 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많이 떨리기는 했는데 금방 진정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4: 데뷔 후 4경기 연속 승] 4월 6일 한화전부터 4월 23일 LG전까지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어떤 기분?
"처음과 두 번째 경기에서는 '어… 어…' 이런 느낌도 들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내 공도 통할 수 있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서 공을 더 과감하게 던진 것 같다. 덕분에 볼넷도 없었던 것 같다"
[5: 데뷔 후 5시즌] 1군 무대를 밟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나
"나도 1군에 올라가서 던져보고 싶은데 쉽게 오지 않으니까 좌절도 많이 했다. 그럴 때면 부모님 생각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운이 좋게 군 생활을 하면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경찰청으로 가게 됐다. 잘 풀린 것 같다"
[6: 선발 등판 순위] 30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풀타임 선발은 쉬운 일이 아닌데 처음이다보니 우여곡절도 있었을 것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전반기 끝날 때쯤부터 공이 몰리고 슬라이더도 덜 꺾였다. 나도 모르게 체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 이 부분과 관련해 코치님께 말씀드리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졌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되는지 알 것 같고 내년에는 체력관리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7: 평균자책점 순위] 내년에도 3점대 평균자책점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투수라면 누구나 평균자책점 3점대에 10승을 넘기는 것을 하고 싶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보다는 이닝을 더 많이 던지면서 평균자책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3점대를 기록하고 싶다"
[8: 신인 지명 순위]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에 8라운드(전체 69순위)에 뽑혔다. 지명순위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대학 때 어느 정도는 해서 8라운드까지는 생각을 안했다. 8라운드에 뽑히고 나니까 4년 동안 열심히 했던 것이 생각나면서 허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8라운드에 지명돼서 가든 상위지명이든 어차피 똑같이 야구하는 것이니까 열심히 하면 잘 될 것이라고 생각을 바꿨다"
[9: 동료들] 삼진을 많이 잡는 스타일은 아니다.(168⅔이닝 99탈삼진) 그렇다보니 포수와 야수 등 다른 9명에 대한 믿음도 있어야 할 것 같다
"수비 때 야수들을 항상 믿는다. (박)동원이에게도 의지를 많이 한다.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수비에 의지를 많이 한다. 또 상대가 못칠 공은 아니기 때문에 더 공격적으로 하는 것 같다. 동원이의 경우에는 후배이다 보니까 편하기도 하고 나이 차이도 한 살 밖에 안 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한다.
(주장이자 동갑인) (서)건창이도 이런저런 얘기를 해준다. 또 경험이 많기 때문에 나로서는 도움이 많이 된다. (신인왕 시상식 때 연락이 없다고 했는데) 한참 있다가 축하한다고 연락이 오더라. 아무래도 기사를 본 것 같다(웃음)"
[10: 팬들] 팬들을 '10번 타자'로 비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선 시상식 때 소감을 말하면서 팬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못했다.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상황에서 정신이 없다보니 말을 못했다. 팬분들께 죄송하다.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먹을 것도 많이 주셔서 살도 많이 쪘는데 감사하다(웃음). 우리팀은 팬들과 가족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응원을 열심히 해주시면 4강에 무난히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11: 이닝 순위] 앞선 대답에서도 나왔지만 이닝에 대한 비중을 많이 두는 것 같다
"많이 던져서 도움이 되고 싶다. 또 선발투수이니까 뒤에 투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12: 비활동기간] 12월부터 비활동 기간이다. 선수들은 시즌 때도 중요하지만 비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도 중요하다고 한다. 계획은?
"작년과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작년에 그랬듯이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캐치볼할 때 변화구 연습도 많이 할 것 같다. 지난해 스케줄이 내 몸에 맞는 것 같아서 비슷하게 할 것 같다"
[넥센 신재영. 사진=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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