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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참으로 답답한 시국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 넣었던 국정농단 사태는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른다. 까도 까도 계속 나온다. 현 정국의 부끄러운 민낯이 낱낱이 밝혀질수록 국민의 한숨도 더해진다. 이 가운데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 주고, 위로하는 노래의 가사들을 살펴 봤다.
▲ '나쁜X'(BAD YEAR)-산이(San E)
올해가 '별일이 많은' 나쁜 해였다고 읊조리듯 털어 놓으며, '나쁜 년'에 대해 묘사를 시작한다. 가사 속 여자는 다른 남자와 입을 맞추고, 핑계를 대고 꼭두각시처럼 행동한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의 국정농단 사태를 연상케 한다.
'맞아 나 조금 화난 듯 내려올래(빨리)'와 '하. 야. 내가 이러려고'는 하야를 표현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별을 고하는 의미에서 '아듀(Adieu) 나쁜 년'이라고 반복하는데, 이 발음이 '아주 나쁜 년'으로 들리기도 한다. 특히, '그저 편히 싹 맡긴 채 숨 쉴'에서 '채 숨 쉴'이 최순실과 교묘하게 유사하다는 반응도 있다.
소속사 측은 열린 해석을 당부했지만, 비판과 풍자를 머금은 이 곡에 대중은 열광하고 있다. 강하고 직설적으로 비판하면서도 위트와 재치를 잃지 않은 가사가 대중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위로하고 있다.
▲'길가에 버려지다'-이승환 이효리 전인권
최근 국정농단으로 초토화 된 대한민국을 위로하는 노래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시국에 박탈감을 말하지만, 그럼에도 진실과 정의, 결국엔 희망을 외친다. '세상은 거꾸로 돌아가려 하고 고장난 시계는 눈치로 돌아가려 하네'라는 가사는 통탄하게 만드는 현 상황을 그렸다.
'내 꿈에 날개가 돋아서 진실의 끝에 꽃이 필 수 있길', '내 의지에 날개가 돋아서 정의의 비상구라도 찾을 수 있길' 진실을 통해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마음을 따뜻한 사운드에 녹여냈다. 이승환과 이효리의 목소리는 나직하지만 강인한 힘이 있다. '난 길을 잃고 다시 길을 찾고 없는 길을 뚫다 길가에 버려지다'라는 가사가 어디로 갈 바를 알지 못해 헤매는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엔딩 부분 전인권의 처연한 목소리에 마음이 떨어졌다. '길가에 버려지다'
▲'아직, 있다.'-루시드폴
루시드폴은 이 곡과 세월호 사건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노 코멘트' 했다. 청자들에게 해석을 맡기겠단 뜻이다. 작자의 의도를 명확히 듣지 못했던 들 어떠랴. 이 음악 속 가사를 들고 마음이 애잔해 지는 걸 피할 수 없다. 노래 속 화자는 기어코 우리를 세월호가 잠겨 버린 차가운 바다 속으로 인도한다.
화자는 '나는 아직 있어 손 흔드는 내가 보이니 웃고 있는 내가 보이니'라고 생존자들에게, 그리고 대중에게 말을 건다. '나는 영원의 날개를 달고 노란 나비가 되었어'라는 가사는 깊은 가슴 속부터 울컥한 감정을 끌어 낸다. 그리고 새끼 손가락을 내밀며 약속을 구한다. '친구야,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
[사진 = 각 노래 재킷 커버]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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