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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나비효과는 생각보다 클 전망이다.
재도약을 꿈꾸는 명가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24일 한 가지 비보를 전해 들었다. 팀 4번타자로 수 년 간 중심타선을 지킨 최형우가 KIA 타이거즈와 FA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었다.
총액 100억 원 규모로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이제 사자군단이 아닌 호랑이 군단의 일원으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다. 삼성은 지난해 박석민(NC 다이노스)을 내보낸 것에 이어 또다시 100타점을 생산할 수 있는 타선 핵심 자원을 잃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언제까지 낙심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삼성은 이제 새로운 계획과 전략으로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우선과제는 역시 최형우의 공백으로 생긴 중심타선 개편이다.
올 시즌 삼성은 구자욱-최형우-이승엽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가동했다. 시즌 초 계획은 외국인타자 아롬 발디리스가 5번을 치는 것이었지만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사실상 이승엽이 5번 역할을 했다.
외국인 타자 전력이 아직 보충되지 않은 가운데 4번타자까지 빠지면서 중심타선은 묵직함을 잃었다. 구자욱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컨택 능력으로 봤을 때 아직까지는 상위타선 혹은 3번을 소화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모습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최형우의 부상 공백 당시 4번타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지만 한 시즌을 통째로 4번타자로 보내는 것은 그 이전과 전혀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삼성은 중장거리 거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인데 현재 전력에서 이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당장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조동찬, 이원석을 기존 전력 구자욱, 이승엽과 함께 중심타선에 배치하는 것이다.
조동찬은 올 시즌도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90경기에 출전해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다. 정상적으로만 출전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는 있는 카드다. 4번까지는 어려워도 5번 역할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최근 합류한 이원석은 두산 시절부터 보여 온 일발장타 능력을 이제 삼성에서 꽃 피울지도 모른다. 든든한 수비력과 함께 공격력에서도 분명 자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자원이다.
결국, 문제는 역시 4번타자 자리다. 시즌 내내 경기를 소화하며 100타점에 가까운 활약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역시 믿을만한 외국인타자 수혈이다.
최근 삼성은 지난해까지 팀 화력에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야마이코 나바로(前 지바 롯데) 재영입설에 휩싸일 정도로 수준급 외국인타자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단은 도미니카 공화국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나바로를 비롯해 여러 선수를 살피는 중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구단의 1년 농사를 좌지우지하는 중대사항이다. 올 시즌의 아픔, 중심타선의 공백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에게는 특히 더 무겁게 다가오는 과제다. 과연 삼성은 신중한 선택 끝에 ‘옥석 고르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최형우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얼굴은 내년 시즌 누구일까. 삼성의 스토브리그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최형우(상), 이승엽(중), 야마이코 나바로(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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