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지난 2011년 개국 이후 오는 12월 1일 5주년을 맞이하는 JTBC.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5년 전과 지금 채널의 위상은 천지차이다. 이런 JTBC 성장의 한 축이 예능이었고, 그 중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 '님과 함께' 시리즈, '유자식상팔자', '헌집줄게 새집다오' 등을 이끌었고, 최근 '패키지로 세계일주-뭉쳐야 뜬다'를 론칭한 성치경 CP다.
창간 12주년을 맞은 마이데일리가 성치경 CP를 만나 개국 5주년의 소회를 들어봤다.
"JTBC에서의 5년…. 회사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잘 되고 있어요. 처음 이 곳으로 왔을 때에도 '앞으로 어느 정도는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어요. 예능국도 그렇지만, 보도에서 10% 가까운 시청률이 나오게 될 거라는 생각은 정말 못했었죠."
성 CP의 말처럼 JTBC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말 많고 탈 많은 종합편성채널 중 하나로 출발해, 어느덧 JTBC라는 브랜드가 자리를 잡기까지 성 CP는 그 변곡점이 되어준 프로그램으로 연애와 성에 관한 이야기를 과감하게 꺼내들었던 '마녀사냥'을 꼽았다.
"JTBC 예능의 변곡점이라면 역시 '마녀사냥'이죠. 그 이전의 프로그램도 기존에 없던 포맷을 만들려 도전하긴 했지만, 당시까지는 타 종편과 크게 차별화를 보이진 못했어요. 종편 4사 중 하나의 회사였다면 '마녀사냥'을 계기로 '젊은 예능'이 나오기 시작했고, 채널도 전체적으로 젊어졌죠. 그러면서 다른 예능들도 탄생했고, 보도 쪽의 성과까지 합해지면서 신뢰도가 있고,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채널로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성 CP는 JTBC 예능이 가진 힘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시도'를 얘기했다. 그는 "자꾸 시도한다는 것, 그리고 시도하는 것을 막지 않는 것이다. 게이트키핑을 많이 하면 그 단계를 거치면서 점점 리스크가 되는 부분을 깎아내게 되고, 결국에는 비슷한 것만 남게 된다. 많이 시도를 하다보면 좋은 게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타사에 비해 다양한 것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독 JTBC가 프로그램의 신설과 폐지의 텀이 짧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프로그램을) 빨리 내린다는 말도 있지만, 기존 프로그램을 오래 가져가면 그만큼 새로운 시도의 자리가 없어지기도 하죠.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프로그램은 조금 더 지켜봤으면 할 때도 있지만, 그렇기에 시도를 더 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어요."
물론 막을 내린 프로그램 중 시청자들이 꾸준히 아쉬움을 제기하는 작품들도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성치경 CP가 이끌었던 독특한 예능프로그램 '나홀로 연애중'이었다.
"'나홀로 연애중'은 지금도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방송 시기가) 좀 빨랐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남자가 주인공이 되는 편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결국 남자 편은 종영이 결정된 시점쯤에 시도만 해봤어요. 당시에 만든 남자 편은 제작이 가능할 경우 다음 시즌을 위한 테스트 개념이었거든요. 그런데 확실히 반응이 다르더라고요. 화제성만 있다면 미진한 부분을 고쳐서 다시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내년 정도엔 기회가 있을까요? 또 한 번 더 보고 싶은 프로라면 '속사정쌀롱'이 생각나요. 특이한 형태의 토크 프로그램이었죠. 토크쇼라는 것이 잘 만들고 화제만 되면 효율적인데,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하는 것이 어려워요. 그 와중에 '속사정쌀롱'은 다른 느낌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프로그램이었죠. 제가 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그렇게 독특한 토크 프로그램이 하나쯤 있었으면 해요."
최근까지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를 찾기 위해 집방 프로그램인 '헌집줄게 새집다오'를 이끌기도 했던 성치경 CP. 그가 생각하는 예능가의 다음 트렌드는 무엇일까?
"그걸 안다면 그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겠죠.(웃음) 점점 예능이 세분화되고 있어서 어떤 트렌드가 올지 예상하는 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 황당한 일들이 너무 많이 벌어지고 있고,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으니까 이럴 때 예능까지 복잡하면 안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이럴 때는 그냥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좋은 것 같아요. 어떤 장르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런 생각이 드네요."
JTBC가 출발하던 5년 전, 지금 같은 성장을 예상할 수는 없었다는 성치경 CP.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5년 후, 10주년을 맞은 JTBC의 모습은 어떻게 상상하고 있냐고.
"10년쯤 되면 위상이나 시청률이나 탑2 안에는 들지 않을까요? JTBC가. 그걸 위해서 저도 노력을 해야겠죠."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