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킹키부츠’는 뮤지컬배우 강홍석의 인생을 뒤흔든 작품이다. 지난해 초연 당시 극의 중심을 책임지는 롤라 역을 맡아 주목 받은 그는 올해 재연에서도 롤라로 분해 무대에 올랐다.
강홍석에게 롤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위 말해 ‘인생 캐릭터’. 롤라는 뮤지컬배우 강홍석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고, 뮤지컬 ‘킹키부츠’는 강홍석을 배우로, 또 개인적으로 한단계 발전시켰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폐업 위기의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아름다운 남자 롤라를 우연히 만나 특별한 신발 ‘킹키부츠’를 만들어 회사를 다시 일으킨다는 성공스토리를 담은 작품. 극 중 강홍석은 세상의 편견에 맞서 '진정한 나'를 찾는 여장 남자 롤라로 분해 눈과 귀가 즐거운 ‘쇼뮤지컬’의 정석을 선보였다.
재연을 마친 강홍석은 “솔직히 너무 섭섭하다”고 운을 뗐다. 재연을 하는 자체가 행복했지만 너무 빨리 끝나버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 “1년 했으면 좋겠다”며 무한 애정을 보인 강홍석이다.
사실 초연 당시 강홍석은 ‘아, 이게 과연 될까?’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메시지가 관객들에게도 전해질까 두렵기까지 했다. 자신이 여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는 것 역시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되기도 했다.
“솔직히 ‘내 얼굴에 여장을 하면 웃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이 제일 컸어요. 그래서 ‘안 웃길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초연을 해보니 웃진 않으시더라고요. 환호를 해주시니까 좀 더 자신감을 얻고 여장을 하는 것에 대해 더 아름답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여장이요? 너무 즐겼죠.(웃음) 사실 제 외모를 보면 알겠지만 상남자까진 아니더라도 아름다움이라는 걸 생각해본적은 없거든요. 근데 재밌더라고요. 여자분들이 왜 외모를 가꾸는지, 데이트하러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고민하게 됐어요. 더 이해가 됐죠.”
고민을 떨친 강홍석은 초연에 이어 재연에서도 외모에 더욱 신경 썼다. 왜 높은 힐을 신어 각선미를 살리는지, 왜 아이라인에 집착하고 속눈썹을 한 가닥씩 붙이는지 알게 됐다. 엔젤들끼리는 립스틱 색깔로도 티격태격했다고. 팔, 가슴, 복근 운동으로 몸매를 더욱 가꾸기도 했다.
물론 롤라의 매력은 내면에서 나온다. 강홍석은 내면 역시 놓치지 않았다. “외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기보다 안에서 나오는 걸 많이 고민하려고 했다”며 “진짜 아름다움은 사람을 대할 때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하면서 더 많이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번 재연에서는 섹시함에 중점을 뒀어요. 드라마 라인과 섹시함이요. 정말 섹시해지고 싶었어요. 초연 때는 다이어트만 했는데 이번엔 정말 운동을 열심히 했죠. 조금 더 라인을 살리고 싶었고 눈빛들에 대한 교감도 많이 해보려고 노력을 했어요. 관객과 교류하면서 이 사람을 어떻게 매료시킬까에 대한 포인트를 더 섹시함 쪽으로 연구를 많이 했다. 롤라가 제일 많이 말 하는 게 사람을 대할 때에 대한 이야기라 그 부분을 제일 많이 신경썼어요. 같은 대사라도 초연과 느낌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죠. 손짓과 눈빛도 많이 연구했고요.”
여장이 마냥 재밌었던 것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분장이고, 한 회에 여장을 두 번 해야 했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았다. 땀이 계속 나는 가운데 의상을 갈아입고 가발을 고쳐 쓰고 화장도 다시 해야 했기 때문에 쉬는 시간 없이 매번 정신이 없었다.
“다 끝나고 나서야 겨우 1분 쉬어요. 쉴 시간이 없죠. 그래도 너무 좋고 너무 행복했어요. 너무 행복한 작품이거든요. 제게 정말 남달라요. 사실 처음 오디션 볼 때 진짜 안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5kg을 감량하고 오디션을 봤죠. 너무 하고싶으니까 저도 모르게 이태원, 동대문 가서 롤라의 의상과 구두를 제작하고 분장을 한 저를 보게 되더라고요. 오디션 때만 한 50만원 쓴 것 같아요.(웃음) 그 정도로 오디션 때부터 너무 원했던 작품이에요. 뮤지컬은 제게 너무 최적화된 장르인데 특히 ‘킹키부츠’는 딱이죠.”
사실 강홍석은 처음부터 뮤지컬배우를 꿈꾸지는 않았다. 잘 생긴 사람들의 무대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정원영을 통해 우연히 뮤지컬에 발을 들이게 됐고, 새 세상을 만났다. 음악이 취미이자 특기인 그에게 음악이라는 공간 안에 멜로디, 대사를 넣는 뮤지컬은 강홍석에게 너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뮤지컬을 하면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로 센 역할만 맡아온 탓에 그렇지 않은 역할을 할 때의 다소 다른 반응도 알고 있다. “이제 강한 캐릭터만 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라며 “센 역할만 다가 아닌 것 같다. 다음 작품부터는 고민을 많이 하고 다른 쪽으로도 오디션을 많이 볼 생각이다. 그래서 고민이 많이 된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살자’가 모토인 만큼 마냥 고민만 하지는 않는다. 강홍석은 “가면 갈수록 어려운데 최대한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중”이라며 다시 밝은 모습을 보였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계속 뿜어져 나가야 서로가 밝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기도 하죠. ‘킹키부츠’ 역시 그런 밝은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작품이라 좋아요. ‘킹키부츠’는 가장 대중적인 뮤지컬이었으면 좋겠어요. 남자가 여장하는 건 대중적이지 않지만 정말 대중적인 뮤지컬이었으면 좋겠어요. 남녀노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고요. 무섭지 않고 친근했으면 좋겠어요. ‘킹키부츠’는 20년이고 30년이고 무조건 하고 싶어요. 평생 해도 너무나도 행복할 작품이죠. 왜 저렇게 땀을 흘리면서 하는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제가 뭔가를 쏟는 거거든요.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한편 강홍석은 뮤지컬 ‘데스노트’(프로듀서 백창주, 연출 쿠리야마 타미야) 재연 출연을 확정, 류크 역을 맡아 관객을 찾는다. ‘데스노트’는 오는 2017년 1월 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 씨제스컬쳐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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