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리빌딩과 성적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데 성공한 LG. '해피엔딩'이 만들어지기까지 그 과정은 순탄치 만은 않았다.
LG의 성공은 그야말로 예상을 깬 것이었다. 그 출발부터 그랬다. 결코 흔하지 않은 '투수 주장'의 탄생이 그것이다. LG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은 모두 야수가 주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LG 선수들의 선택은 바로 '류제국 리더십'이었다.
류제국은 올해 13승 11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LG 투수진을 이끌었다.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 분투하면서 평균자책점 부문 8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LG가 후반기에 기적의 반등을 하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후반기에 8승 3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에이스 역할을 한 것이다.
류제국은 아쉬움을 먼저 말했다. "초반에 좋았다면 세부 스탯도 더 좋았을 것"이라는 류제국은 후반기 활약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만족은 없었다. 느낌은 좋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결과가 정말 좋았다. 밸런스가 좋지 않을 때도 공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스스로는 불만족을 말했으나 남모를 노력이 없었으면 좋은 결과도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류제국은 잭 그레인키(애리조나)와 더스틴 니퍼트(두산)의 투구폼을 흉내내면서 전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몸부림친 사연이 있었다.
"이 선수, 저 선수 투구폼을 보면서 따라하기도 했다"는 류제국은 "니퍼트처럼 왼 다리를 약간 내려놓고 던졌는데 제구 잡기가 쉬워졌다"라면서 "(정)상호 형이나 (유)강남이도 던지기 전 동작을 천천히 하는 게 더 낫다고 히더라"고 전했다.
류제국은 공을 던지는 것만 신경 쓸 수 없었다. 주장은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해야 한다. 류제국이 기억하는 순간은 바로 현수막 사건. 일부 팬들이 외야 관중석에 현수막을 걸고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요구한 것이다.
"오히려 그 일이 있고 나서는 모든 걸 내려 놓게 되더라. 선수들에게도 편하게 하자고 주문했다"는 류제국은 "주장을 하면 선수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을 해야하기도 하고 신경 쓸 게 많은데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편하게 야구했다"고 말했다.
리빌딩에 돌입한 팀이기에 젊고 어린 선수들을 '케어'하는 역할도 자처했다. "어린 친구들에게 혜택이 많았고 그 친구들에게 신경을 많이 썼다"는 류제국은 "그 친구들이 하나가 된 게 참 좋았다"고 고마워했다.
류제국은 다소 엄격했던 LG 팀내 규율을 자유롭게 만드는데 앞장섰다. 처음엔 "너무 풀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으나 정착이 되자 팀 분위기도 한결 밝아졌다. 팀내 중고참인 오지환과 윤지웅은 "주장이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우리도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류제국은 웃으며 말했다. "(안)익훈이 빼고는 다 저를 형이라고 불러요"
[류제국.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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