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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밴드 언니네 이발관 보컬 이석원이 가요계 은퇴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석원은 7일 언니네 이발관 공식 홈페이지에 장문의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이제 저는 음악을 그만 두고 더는 뮤지션으로 살아가지 않으려 한다"라고 발표, 은퇴를 공식화했다.
그는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 일을 그만두길 바랐다"라며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하는 수많이 사람이 있는데 나는 음악이 일이 되어버린 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석원은 "항상 벗어나고 싶었기에 음악을 할 때면 늘 나 자신과 팬들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라며 "더이상 이런 기분으로 무대에 서고 싶지 않다. 이렇게 밖에 맺음을 할 수 없는 제 사정을 이해해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간 실천하지 못한 계획들도 있고 마지막으로 무대에 서서 인사드리고 떠나면 좋겠지만 여기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뮤지션으로서 23년 세월을 되돌아봤다. 이석원은 "음악을 했던 기억이 모두 다 즐겁고 행복했었다고는 말하지 못해도 여러분에 대한 고마운 기억만은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끝으로 그는 "훗날 이 일이 고통으로 여겨지지 않고 죄를 짓는 기분으로 임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때 다시 찾아뵙겠다"라며 "23년간 지지하고 응원해준 것, 잊지 못할 순간들을 만들어주신 것 모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언니네 이발관은 지난 1996년 정규 1집 '비둘기는 하늘의 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음악 색깔로, 두터운 마니아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밴드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난 5월 정규 6집 '홀로 있는 사람들'을 끝으로 활동 종료를 알린 바 있다.
<아래는 이석원 글 전문>
2017년 8월 7일
소식이 늦었습니다.
어려운 말씀을 드려야해서..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서야 예전에 써 둔 편지를 올립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미안해요.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 일을 그만두길 바래왔어요.
하지만 어딘가에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마음을 털어놓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 한번만
이번 한장만 하다가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네요.
그간 실천하지 못한 계획들도 있고
마지막으로 무대에 서서 인사드리고 떠나면 좋겠지만
여기서 멈출 수밖에 없었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음악이 일이 되어버린 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항상 벗어나고 싶어했기에
음악을 할 때면
늘 나 자신과 팬들에게 죄를 짓는 기분이었습니다.
더이상은 그런 기분으로 무대에 서고 싶지 않음을..
이렇게 밖에 맺음을 할 수 없는
제 사정을..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저는 음악을 그만 두고
더이상 뮤지션으로 살아가지 않으려 합니다.
23년 동안 음악을 했던 기억이
모두 다
즐겁고 행복했었다고는 말하지 못해도
여러분에 대한 고마운 기억만은
잊지 않고 간직하겠습니다.
훗날 언젠가
세월이 정말 오래 흘러서
내가 더이상 이 일이 고통으로 여겨지지도 않고
사람들에게 또 나 자신에게 죄를 짓는 기분으로
임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때 다시 찾아 뵐게요.
감사합니다.
23년 동안 지지하고 응원해주신것
잊지 못할 순간들을 만들어주신것
모두 감사합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2017년 8월 6일 저녁 이석원 올림
[사진 = 이석원 블로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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