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김재영, 비야누에바 공백 메웠다…한화 진땀승 밑거름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갑작스런 제구 난조 및 부상으로 교체됐지만, 한화에는 김재영이 있었다. 한화가 구원투수 김재영의 호투, 타선의 폭발력을 묶어 진땀승을 따냈다.

한화 이글스는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10-9 승리를 따냈다. 2연승을 질주한 8위 한화는 9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구원 등판한 김재영은 승패를 남기지 못했지만, 존재감만큼은 뚜렷했다. 갑작스럽게 등판한 김재영은 4⅓이닝 8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역투, 한화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화는 초반에 예기치 않은 악재를 맞았다. 선발투수 비야누에바가 4연속 피안타로 경기를 시작하는 등 2-0으로 앞선 채 맞이한 1회말에만 4실점, 기세를 넘겨준 것. 설상가상 비야누에바는 1회말 2사 2, 3루서 나온 박기혁의 내야 땅볼 때 왼쪽 종아리에 타구를 맞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한화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비야누에바를 1이닝 만에 교체했다.

한화로선 큰 손실이었다. 비야누에바는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는 등 한화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는 투수였다. 초반부터 구상한 계획대로 경기를 운영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한화는 3-4로 추격한 2회말 김재영을 2번째 투수로 투입했다. 선발투수로 꾸준히 투입된 자원이었던 만큼, 한화로선 김재영이 롱릴리프 역할을 완수해야 역전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갑작스러운 등판이었던 만큼, 김재영의 초반 경기력은 매끄럽지 않았다. 연속 2안타로 2회말을 시작한 김재영은 멜 로하스 주니어를 좌익수 플라이 처리했지만, 윤석민에겐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김재영은 이어 박경수에게도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3실점한 끝에 2회말을 마쳤다.

하지만 김재영은 3회말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1사 후 정현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박기혁의 병살타를 유도하며 분위기를 전환한 것. 김재영이 역투를 펼치자 한화 타선도 응집력을 뽐냈다. 한화는 4회초 김회성의 솔로홈런과 오선진의 희생 플라이, 최진행의 스리런홈런을 묶어 총 5득점하며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한화가 주도권을 가져오자 김재영도 계속해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4회말 2사 1루서 1루 주자 오태곤의 도루를 저지했고, 5회말에는 1루 주자 윤석민의 본헤드플레이에 편승해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김재영은 한화가 9-7로 달아난 6회말 선두타자 박기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후 마운드를 박정진에게 넘겨줬다.

한화는 송창식이 8회말 kt에 동점 적시타를 내줬고, 김재영은 지난 6월 27일 kt전 이후 57일 만에 승리투수를 눈앞에서 놓쳤다. 연장전에 돌입한 한화는 한때 패배 위기까지 몰렸지만, 11회초 최진행이 결승타를 터뜨려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갑작스레 등판한 김재영의 호투가 없었다면, 한화의 승리도 논하기 힘들었을 터. 최종 결과는 ‘노 디시전’이었지만, 이날 김재영은 한화의 승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역 가운데 1명이었다.

[김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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