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병자호란 추위까지 담은 비하인드 제작기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남한산성'의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도가니' '수상한 그녀'의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이 뭉쳐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영화는 5개월의 혹한을 뚫고 전국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한 바 있다. 1636년 병자호란 당시의 추위와 풍경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모든 장면을 전국 각지의 야외 공간 및 오픈 세트에서 촬영,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 강원도 평창 오픈 세트

대신들간의 치열한 대립이 오가는 외행전은 강원도 평창에 오픈 세트장 제작으로 입김이 끊임없이 나오는 추위를 고스란히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수백 명의 신하들이 복도까지 앉아야만 하는 비좁은 공간으로 제작, 남한산성에 고립된 조정의 위기 상황을 강조했다.

인조가 기거하는 내행전은 남한산성으로 급하게 피신하며 옷가지와 이불조차 제대로 챙길 수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반영했다. 최소한의 소품만을 갖춘 협소하고 소박한 공간으로 그려냈다. 위기와 혹한의 한복판에 있었던 당시 조선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이병헌은 "혹독한 겨울, 백성과 왕 모두 추위 속에서 견뎌야 하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실내 촬영을 하는데도 입김이 풀풀 나는 로케이션만 찾아 다니며 촬영했다"고 전했다.

# 남한산성 성첩 세트 & 충주 청나라 진영 세트

조선과 청의 전투 장면은 평창의 가파른 산 속에 위치한 성첩 세트에서 촬영되어 한층 리얼함을 살렸다. 남한산성의 성첩 도면이 기입된 문헌 자료를 토대로 제작된 성첩 세트는 수차례의 남한산성 답사를 통해 실제 쌓여있는 성첩 돌의 사이즈를 측정하여 완성했다.

더불어 전투 장면에서 군사들이 사용했던 조총과 칼, 활 또한 실제 사이즈로 재현됐다. 군사들의 투구와 갑옷은 당시 전쟁에서 사용했던 짐승의 가죽과 화선지 등의 재료로 6개월의 수작업을 거쳐 제작되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충북 충주에 제작한 청나라 진영 세트는 실제 청나라인들이 사용했던 형태의 군막을 몽골에서 직접 공수해온 것이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직접 몽골에 가서 당시 청나라인들의 군막인 게르(Ger)를 주문 제작해서 가져왔다"라며 "실제 동물의 털로 만든 패브릭 오백 마로 게르를 덮어 생소한 공간이었던 청의 진지를 실감나게 표현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 빙벽 # 송파강…혹한과 위험을 감수하다

'남한산성'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1636년 병자호란의 생생한 볼거리를 위해 혹한과 위험을 감수하며 촬영에 총력을 기울였다. 남한산성의 대장장이 서날쇠(고수)가 격서를 전달하기 위해 빙벽을 등반하는 장면은 양주 가래비 빙벽장 내 실제 빙벽을 배경으로 사나흘에 걸쳐 촬영된 신이다.

고수는 "실제로 올라가 보니 굉장히 높았다. 한번 촬영에 들어가면 그 자세 그대로 얼어붙을 것 같이 추웠다"고 얘기했다.

또한 송파강을 가로질러 남한산성으로 향하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의 모습을 담은 장면은 두께가 30cm에 이르는 실제 얼어붙은 강에서 촬영되어 현실감과 긴장감을 더했다.

황동혁 감독은 "안전하게 촬영을 진행하기 위해 강이 두껍게 얼 때까지 기다렸고, 혹독한 추위가 찾아왔을 때야 가까스로 찍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남한산성'은 오는 9월 말 개봉 예정이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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