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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결국 가족이었다. 이외수가 72세라는 나이에 살림에 나섰던 건,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갚기 위해서였다. 이를 통해 서로의 속마음을 나누고 한층 가까워지는 긍정적 효과도 얻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서는 이날 방송을 끝으로 하차하는 이외수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외수의 집에 깜짝 손님이 방문했다. 바로 큰아들 이한얼과 아들의 친구. 이외수는 “사실은 자주 보길 원하는 것도 죄송스럽고 미안하지만 유일한 기쁨이라면 자식들 얼굴 자주 보는 것”이라며 반가워했다.
아들은 달라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직접 물을 떠다 준 것. 이한얼은 “‘진짜 뭔가 몸에 배이셨구나’, ‘가족들을 직접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시는구나’ 그런 작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자는 함께 음식 준비에 나섰다. 영화 ‘위험한 관계’의 각본과 조감독, ‘암살’ 조연출, ‘덕혜옹주’의 각본을 맡은 이한얼은 “저도 이제 영화 일을 하고 있기는 한데 이게 불안하지 않나. 어떻게 될지 모르고. 그래서 연출의 꿈을 접고 직장을 다녀야 되나 이런 고민이 들기도 하더라”라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외수는 “최소한 의식주에 필요한 돈은 있어야 한다”며 첫 장편 소설인 ‘꿈꾸는 식물’ 출간 당시 학원 강사였을 뿐 아니라 하루 2시간 밖에 못 자고 쓴 것이라 설명했다. 이외수는 “제 손으로 (큰 아들을 직접) 받고 너무나 막막했다. 기저귀 한 장도 없었고, 당장의 우유 살 돈도 없었다”고 회상한 뒤 책장사, 만화 연재, 여성지 유머 글 기고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던 당시의 이야기를 고백하며 아들의 고민을 함께 했다.
41년 만에, 부자의 첫 술자리도 성사됐다. 이외수의 제의를 아내가 흔쾌히 허락한 것. 이외수의 아내 전영자는 “저렇게 멋있게 품위를 지켜 가면서 그렇게 마시는 건 처음”이라며 “남편이 알코올 중독자였다. 모양새가 안 예쁘다 술을 마시면.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가 그 모습을 닮을까봐 내일 학교 갈 가방을 싸서는 어디로 보냈다. 그런 아빠의 모습을 안 보이게 했다”고 털어놨다.
와인 한 잔을 기울인 이외수는 “가족끼리만 그렇게 오붓하게 술을 마셔본 건 처음이다. 상당히 행복해졌다. 아주 감동 받았다”고 밝혔다. 또 아들 이한얼에게 “내가 제일 죄스러운 건 가족이다. 내가 예술 한답시고, 나는 예술을 하니까 그렇다지만 가족들은 단지 내 아들, 내 아내라는 죄로 왜 그것을 내가 모르고 살았을까 싶기도 하다. 많이 부끄럽다. 나이 들고 보니 너무 가족들에게 해준 게 없다”고 말하며 미안해했다.
이한얼은 제작진에게 “‘아버지가 왜 갑자기 살림을 한다고 했을까’ 그리고 양파를 직접 그 서툰 솜씨로 썰기도 하고, 서툰 솜씨로 장을 보기도 하고, 서툰 솜씨로 왜 갑자기 음식을 70세가 넘어서 하기로 했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오늘 와서 보니까 그 진심이 뭔지 알 것 같다”며 “이 가족들이 당신을 되게 원망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저는 그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었다. ‘아버지 아니에요. 물론 한 때 원망한 적도 있었지만 저희는 아버지 단 한 번도 욕을 해본 적은 없다’고. 너무 그렇게 미안해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송된 ‘살림남2’ 예고편에서는 이외수의 뒤를 이어 새로운 살림남으로 합류하는 배우 송재희의 모습이 공개됐다. 송재희는 내달 배우 지소연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송재희는 “올해 살림을 시작하게 된 살림 초년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진짜 이제 가정을 꾸려나가하는 살림 초년병인데 소연이가 옆에 있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앞으로 보여줄 그의 모습을 기대케 했다.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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