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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인생작이요? 앞으로 해야 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요. 누구의 삶을 잠깐 살아보는 게 제 직업이기도 하고요. 너무 많은 분들이 ‘품위있는 그녀’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저에게는 고마운 작품이죠.”
김선아는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로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상류사회를 꿈꾸는 간병인 박복자 역을 연기한 그는 한 인물의 흥망성쇠를 압도적 연기력으로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전폭적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의 성공을 예감했냐는 질문에 김선아는 “그런 걸 생각하고 시작한 게 아니었다”며 “그냥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12년 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함께 했던 ‘품위있는 그녀’의 김윤철 PD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 것만으로도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였던 그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될 때 정말 좋잖아요. 김윤철 감독님과 꼭 작품을 같이 하고 싶었는데 손을 내밀어 주셔서 무척 좋았어요. 이렇게 다시 작품을 하기까지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죠.”
김선아에게 김윤철 PD는 스승이자 아버지였다. 그의 말에 따르자면, 연기를 잘 하지 못할 때 이끌어 준 인물이 김윤철 PD다. 김선아와 김윤철 PD가 처음 호흡을 맞춘 건 지난 1998년. 당시 MBC 베스트극장 '그녀의 화분 No.1'에서 김윤철 PD와 만났던 김선아는 이때의 기억으로 ‘내 이름은 김삼순’(2005) 출연을 결심했다. 이 두 번의 인연은 ‘품위있는 그녀’로 이어졌다. 김윤철 PD가 러브콜을 보냈다는 점만으로도 이 작품에 마음을 한껏 빼앗겼다.
“저에게는 굉장히 좋은 가르침을 주셨던 좋은 선생님이자 아버지셨던 것 같아요. 그 때 연기를 잘 못했는데 정말 ‘잘한다. 잘한다’ 하시면서 다독여주셨어요. 이런 감독님도 계시는 구나 싶었죠. 그게 절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를 하게끔 만든 가장 큰 이유였어요. 이번에 같이하게 되며 달라진 건 없으신가 봤는데 사람은 잘 안 변하더라고요. (웃음) 지독하리만큼 고집도 있으시고, 하나하나 다 짚어가며 하시는 걸 보며 역시 좋은 선생님이시라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예전에는 못 느꼈던 걸 또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크면 어렸을 때 잘 보이지 않았던 부모님 어깨의 짐이 보이잖아요. 20대 때 감독님을 뵈었고, 30대, 40대 때도 감독님과 함께 하게 됐어요. 삼순이 시절 못 봤던 감독님의 짐들이 보이는 걸 보며 ‘나도 나이가 들었나’ 싶기도 해요. ‘나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그런 거 있잖아요. 아빠한테 짐이 되고 싶지 않고, ‘말 좀 잘 들어야지’ 하게 되는 거.”
김윤석 PD를 보며 드라마를 이끄는 ‘선장’의 힘을 느꼈다면 대본을 보고는 백미경 작가의 필력에 감탄했다. 김선아는 막힘없이 술술 나오는 대본 때문에 오히려 힘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본이 좋잖아요. 한 번의 막힘없이 쭉쭉 나오는데 감탄했죠. 너무 멋있더라고요. 대본이 막 하루에 4개씩 나오는데, ‘조금씩만 주시면 안 될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저는 사투리도 써야 하고, 왔다 갔다 해야 하니까. 나중에는 ‘한 부씩만 주시면 안 돼요?’라고 말했다니까요. 대본이 너무 자주 나와도 안 좋더라고요. (웃음)”
‘품위있는 그녀’를 본 시청자라면 누구나 박복자라는 인물이 연기하기 힘든 캐릭터라는 데 공감할 것. 김선아는 이런 평에 “알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또 아무리 김윤철 PD와 함께 한다쳐도 걱정이 됐을 것 같다는 말에 “그쥬~”라며 박복자 특유의 사투리로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자신 뿐 아니라 모두가 힘들었을 작품이라며 겸손한 답을 건넸다.
“연기 호평요? 그렇다기 보다, 제가 집중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대본도 너무 좋았고 감독님도 그랬고. 믿음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안전한 놀이터에서 마구 뛰어 놓은 느낌이었어요. 막 뛰어놀 수 있게 넘어져도 되고, 다쳐도 또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촬영장이었지 않나 싶어요. 사실 배우에게는 그게 가장 좋은 거라고 봐요. 어떻게든 뛰어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게 가장 좋죠. 그렇게 해주신 현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해요. 그런 자극을 받을 수 있어 굉장히 좋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렇게 좋은 작품을 또 하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려면 열심히 해야죠. (웃음)”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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