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시즌 초반 상위권을 유지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은 무난해 보였던 LG. 그러나 팀 타격의 침체가 장기화됐고 어느덧 순위는 7위까지 떨어졌다.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하는 시점에서 외국인타자 제임스 로니가 2군행에 불만을 품고 돌연 미국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설상가상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LG 트윈스는 29일 "제임스 로니의 임의탈퇴 공시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정을 돌이켜보면 예고된 재앙이라 해도 무방하다. LG는 루이스 히메네스가 발목 부상으로 공백을 보인 6월부터 대체 외국인타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구단 내에서는 새 외국인타자 후보로 제임스 로니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로니에 대한 본격적인 파악에 나선 것은 6월 중순이었다.
그런데 정작 로니를 영입한 시점은 7월 중순. LG는 왜 망설임 끝에 로니를 영입한 것일까.
로니는 지난 해 뉴욕 메츠에서 뛰면서 타율 .265 9홈런 34타점을 남겼다. 1루수로서는 매력적이지 못한 성적. 결국 올해는 텍사스 레인저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전전했고 지난 5월 애틀랜타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로니가 마지막으로 트리플A에서 뛴 것은 한국시각으로 5월 21일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443경기에 출장, 타율 .284 108홈런 669타점으로 경력은 화려하지만 두 달 가까이 실전 공백을 보인 선수였기에 LG로서도 이에 대해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제는 LG가 로니보다 우위에 있는 선수를 발견하지 못했고 로니의 경력을 봤을 때 잠시 동안 실전 감각을 익히면 KBO 리그에 적응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 결국 로니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LG는 로니에게 퓨처스리그 2경기를 뛰게 하면서 실전 감각을 익히도록 했다.
하지만 긴박한 순위 경쟁 중인 LG에겐 로니처럼 커리어가 화려한 선수보다는 급이 떨어지더라도 당장 적응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LG의 선택은 결국 로니였고 로니는 23경기 만에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이에 반발해 무단 출국했다. 실전 감각은 떨어지지만 화려한 경력으로 자존심이 강한 선수를 통해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LG 관계자는 "로니가 빠른 볼에 대처하지 못하고 타격폼도 무너져 열흘 동안 회복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원했다"고 2군행을 제안한 배경을 밝히면서 "그러나 로니가 2군으로 가는 것을 납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로니는 27일 미국으로 출국했고 LG는 29일 임의탈퇴 공시를 신청한다.
이제 LG는 대체 외국인타자를 영입하더라도 포스트시즌에서는 활용할 수 없다. 최대 고비 속에 최대 악재가 터졌다. 하지만 그것은 예고된 재앙이었다.
[제임스 로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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