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한국전력의 외국인선수 펠리페 알톤 반데로(29, 브라질)가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여자친구를 다시 브라질로 보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30일 OK저축은행전 승리로 최근 4연패 뒤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서재덕이 이탈한 상황이었지만 펠리페-전광인이 중심을 잡았고, 이호건, 김인혁 등 신예들의 활약이 더해지며 2라운드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특히 이날은 주포 펠리페가 최근 6경기 중 가장 높은 공격 성공률을 선보이며 김철수 감독을 웃게 했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의욕은 넘치는 데 기복이 심하다. 아직 경기력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펠리페의 부진을 걱정해왔다. 실제로 1라운드 공격 성공률은 38.13%에 그쳤고, 지난달 14일 대한항공전에선 31.2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펠리페는 이날 공격 성공률 59.26%와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인 21점을 올리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냈다. 2라운드를 공격 성공률 46.43%로 마치며 1라운드의 부진을 만회했다. 그리고 그의 반등 뒤에는 여자친구와의 잠시 이별을 택한 그의 남다른 의지가 있었다.
펠리페의 여자친구 나탈리아는 지난 10월말 남자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머나먼 브라질에서 한국을 찾았다. 펠리페는 당시 공항으로 직접 마중을 나가 반지와 꽃다발을 주며 청혼했고, 두 사람은 시즌 종료까지 한국에서 함께 머무르기로 했다.
당시 김 감독은 “여자친구 앞이라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라고 웃으며 우려를 표하면서도 “그래도 여자친구의 존재가 응원이 될 것이다”라고 펠리페의 선전을 기원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김 감독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자신의 경기력이 답답했던 펠리페는 결국 브라질행 비행기 티켓을 직접 끊어서 여자친구 손에 쥐어줬다. 김 감독은 “자기가 먼저 티켓을 끊은 뒤 배구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공격 성공률이 일정 수치 이상으로 나오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펠리페는 현재 여자친구를 보내고 통역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부진의 원인이 꼭 여자친구만은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달라진 마음가짐과 함께 최근 반등에 성공한 펠리페다. 나탈리아가 오는 12월말 다시 한국을 찾을 예정인 가운데, 펠리페가 한 단계 성숙된 마인드로 3라운드 한국전력의 돌풍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펠리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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