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적극성이 중요하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지난달 31일 골든스테이트를 상대한 LA 레이커스 브랜든 잉그램을 우연히 지켜봤다. 잉그램은 LA 레이커스가 지난시즌 전체 2순위로 선발한 유망주다. 올 시즌에도 주전 스몰포워드로 뛴다.
잉그램의 사이즈는 206cm에 88kg. 키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는다. 유재학 감독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1일 DB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공격을 해야 할 때와 하지 않아야 할 때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보인다. 유 감독도 "잉그램은 몸이 얇은데 끊임없이 수비수와 몸을 부딪히고, 돌파를 한다. 그런 부분은 보기 좋았다"라고 호평했다. 당시 잉그램은 체격이 탄탄한 케빈 듀란트를 상대로 과감하게 공격했다.
잉그램의 체형은 현대모비스 전준범과 비슷하다. 신장은 잉그램이 좀 더 크지만, 상체의 두께만 보면 전준범과 흡사하다. 둘 다 빈약하다. 물론 전준범은 잉그램보다 좋은 슈팅능력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의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다.
전준범은 지난 8월 아시아컵, 11월 뉴질랜드, 중국과의 2019 FIBA 중국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A조 1~2차전을 통해 허재호 주축슈터로 거듭났다. 특히 뉴질랜드전 종료 1분5초전 오세근의 스크린을 타고 우측 사이드로 이동, 최준용의 패스를 받아 터트린 결정적 3점포는 백미였다.
그만큼 전준범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약점도 있다. 수비 움직임과 응집력이 유 감독의 마음에 100% 들지 않는다. 공격력 기복도 있다. 그래도 유 감독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대목은 부족한 파워다. 선천적으로 상체가 얇다. 유 감독은 몇 년 전까지 전준범에게 비 시즌마다 벌크업을 꾸준히 지시했다. 그는 "2~3년 전만 해도 정말 많이 시켰다. 이제는 주축 멤버이고, 대표팀 일정도 소화해야 해서 본인이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전준범에게 무리하게 벌크업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 체질 자체가 살이 찌지 않는 유형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마인드만큼은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는 "몸이 얇아도 할 수 있는 수준에선 최대한 수비수들과 몸을 부딪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전준범이 나아가야 할 길은 잉그램의 적극성과 맥이 닿는다. 잉그램을 닮으라는 게 아니라 그의 적극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유 감독은 "몸이 얇아도 자꾸 부딪혀야 스스로 요령도 익히고, 깨우친다. 몸이 얇다고 피하면 얻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몸으로 상대 수비에 타격을 안기면서 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슈터가 항상 3점슛을 펑펑 꽂을 수는 없다. 상대 팀들은 전준범이 슈터라는 걸 알고 철저하게 마크한다. 유 감독은 "그걸 이겨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격적인 수비를 피하지 말고 부딪혀서 극복하길 바란다.
무작정 3점슛만 노릴 필요도 없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적극적으로 돌파를 해서 레이업슛, 중거리슛을 던지거나 파울을 얻어 자유투를 던지고, 속공 가담을 하거나 공격리바운드와 골밑슛을 노리는 방법도 있다. 수비와 어시스트로 팀에 공헌하는 방법도 있다. 유 감독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슈터가 슛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선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준범은 좋은 선수다. 예전보다 저돌적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몸을 써야 한다는 게 유 감독 생각이다. 비슷한 체형을 가진 잉그램의 적극성이 유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준범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준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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